[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손가락 길이로 동성애 등 성적 지향성을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메모리얼 대학교 연구진은 검지와 약지 길이 비율인 '2D:4D 비율'과 성적 지향성의 관계를 분석한 기존 연구 51편을 종합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심리학 프런티어 저널(Frontiers in Psychology)'에 최근 게재됐다.
2D:4D 비율은 검지(두 번째 손가락)와 약지(네 번째 손가락)의 길이 차이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약지가 더 길면 비율이 낮고, 검지가 더 길면 비율이 높다.
연구진은 총 22만 7648명의 데이터를 포함한 51개의 연구를 재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의 경우 2D:4D 비율이 낮을수록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남성의 경우 2D:4D 비율이 높을수록 동성애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성애 여성의 경우에는 이 비율이 이성애 여성과 더 유사한 경향을 보였지만, 일부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예를 들어 이성애와 양성애 사이에 가까운 여성은 이성애 여성과 비슷한 손가락 비율을 보였고, 양성애와 동성애 사이에 가까운 여성은 레즈비언과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태아 시기의 호르몬 환경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손가락 길이는 태아 발달 초기 단계에서 결정되며, 특히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연구진은 태아기 호르몬 신호가 손가락 길이뿐 아니라 성적 지향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태아 시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남성 호르몬 신호가 나타나면 여성의 손가락 비율이 더 '남성형'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있으며 동시에 여성에게 끌리는 경향이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남성의 경우 태아 시기에 남성 호르몬 신호가 상대적으로 낮거나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 신호가 높을 경우 손가락 비율이 더 '여성형'으로 형성되고 남성에게 끌리는 성향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2D:4D 비율은 이전 연구들에서도 다양한 특성과 연관성이 제기된 바 있다. 스포츠 능력, 비만 위험, 공격성, 심리적 성향 등과도 일정 부분 관련성이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됐다.
예를 들어 약지가 검지보다 긴 사람은 운동 능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반면, 약물 의존이나 반사회적 성향, 사이코패스 성향과의 연관성도 일부 연구에서 제기됐다. 반대로 검지가 더 긴 사람은 통증을 더 잘 견디는 경향이 있지만 체중 감량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다만 연구진은 손가락 길이 비율이 개인의 성적 지향성을 결정하거나 정확하게 예측하는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며, 다양한 생물학적·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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