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반갑다 내 아들!"
KT 위즈 안현민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도미니카공화국전을 앞두고 특별한 손님을 만났다.
'KT 레전드' 멜 로하스 주니어와 마주친 것. 로하스는 13일(한국시각) 자신의 SNS에 "내 아들과의 재회(reunited with my son)", "리틀 로하스"라는 글과 함께 안현민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로하스는 비록 외국인 선수지만 KT에서만 무려 6시즌을 뛴 '터줏대감'이자 레전드다. 2017년 첫 인연을 맺었고, 이후 2020년까지 4년 연속 함께 했다. 그 사이 두 차례나 40홈런을 넘겼고(2018 2020), 특히 2020년에는 타격(3할4푼9리) 홈런(47개) 타점(135개) 장타율(6할8푼) 득점(116개) 1위를 차지하며 시즌 MVP까지 수상했다.
이후 일본에 진출했던 로하스를 재영입, 2024~2025년 2년 더 함께 했다. 로하스는 프로야구 6년간 통산 타율 3할1푼3리 178홈런 56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59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178홈런은 KBO리그 역대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이다.
KT에서 오래 뛰면서 한국 문화에도 완벽 적응, 어린 타자들을 돕는 멘토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오프시즌 팀동료 배정대 안현민 오윤석 강민성을 고국인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초청, 일명 '로하스캠프'를 차려 함께 훈련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지난해 로하스는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내며 시즌 도중 방출되는 현실에 직면했지만, 한국 야구와 KT의 상황에 대해 잘 알기에 서운한 마음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고별행사를 준비하는 KT 구단에 "영원한 이별이 아니다. 내가 지금 은퇴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고사했다. 이에 KT 측은 떠나기 하루전 선수단과의 송별회 회식을 진행고, 그간 로하스의 활약상을 담은 액자를 전달하는 것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 바 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조별리그 호주전을 통해 기적의 8강 진출을 이뤄낸 뒤 곧바로 미국 마이애미로 건너갔다. 은 류지현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12일 현지에서 진행된 도미니카공화국-베네수엘라전을 현장에서 직접 관람하기도 했다.
안현민은 정황상 이날 모국인 도미니카공화국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로하스와 마주친 것으로 보인다. 안현민은 '로하스캠프'의 최대 수혜자다.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타율 3할3푼4리 22홈런 80타점 OPS 1.018의 눈부신 성적을 남겼고, 단숨에 리그 간판타자 겸 대표팀의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했다.
로하스는 안현민과 함께 한 사진을 공개하며 '내 아들'이란 글귀로 뜨거운 애정을 표했다. 고영표와도 함께 사진을 찍으며 'KT 에이스'라는 격려를 남겼다. 격의없이 환하게 웃는 로하스의 표정에서 '찐'반가움이 느껴진다.
로하스는 이번 시즌 멕시칸리그에서 뛸 예정이다. 대표팀에는 뽑히지 못했다. 그렇다고는 하나 심정적으로는 '가족'이지만, 내일은 적이 될수밖에 없는 상황.
한국은 14일 오전 도미니카공화국과 WBC 8강전을 치른다. 도미니카공화국은 미국, 일본과 더불어 이번 대회 최강팀으로 평가된다. 후안 소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등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들로 가득하다.
한국은 류현진, 도미니카공화국은 크리스토퍼 산체스가 선발로 출격한다. 산체스는 지난해 폴 스킨스에 이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를 차지한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에이스다. 로하스와의 만남이 안현민과 고영표에게 스텝업의 기회가 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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