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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역대 최고 성적→수염 민 정진완 회장 "요정 얼굴 김윤지 안엔 호랑이X사자가 들었더라"[밀라노-코르티나 패럴림픽 결산 기자회견]

by 전영지 기자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김윤지의 2관왕 유종의 미 후 기자회견에서 6개월째 기른 수염을 말쑥하게 밀고 나타났다. 공약을 지켰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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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주 총감독, 김윤지, 양오열 선수단장,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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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세로(이탈리아)=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보셨습니까. 이탈리아 테세로 하늘에 올라간 대한민국의 국기, 패럴림픽이 올린 태극기입니다."(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동계 패럴림픽 사상 첫 2관왕' 김윤지(20·BDH파라스-한체대)의 크로스컨트리 20㎞ 인터벌 스타트 금메달 애국가를 울린 직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 컨퍼런스룸에서 진행된 대회 결산 공식 기자회견, "코리아 파이팅" 함성이 울려퍼졌다. 역대 최고 성적에 대한민국 선수단의 분위기도 역대 최고였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양오열 선수단장, 전선주 총감독(이천장애인선수촌장)과 김윤지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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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오열 선수단장은 결과 보고를 통해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김윤지 선수가 최초의 원정 패럴림픽 금메달, 최초의 2관왕, 단일대회 개인 최다 메달(5개·금2, 은3)을 획득한 데 힘입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세계랭킹 1위' 컬링 믹스더블 백혜진-이용석조의 값진 은메달, 스노보드 이제혁의 깜짝 동메달도 나왔다"고 소상히 알렸다. "대한민국이 이젠 동계패럴림픽도 강국"이라며 뿌듯함을 전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이어진 질의 응답,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서 역대 최고 성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정 회장이 울컥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회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 시절부터 관심 부족, 지원 부족 등에 대한 한이 있었다. 힘들게 일하면서 운동했고 그렇게 메달을 땄다. 행정가가 돼 선수들을 위한 체육회를 만들고 싶었고 회장이 된 후 이 어린 선수들을 키우고, 지원했다. 꿈을 갖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다. 우리 선수들을 보면 너무 행복하다"며 목이 메었다. 이날 기자회견, 정 회장은 수염을 민 말쑥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지난 9월부터 길렀던 수염, 김윤지가 금메달을 따면 밀겠다던 공약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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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대회 노메달을 4년 만에 '역대 최다 메달'로 돌려놓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김윤지 등 우수선수 조기 발굴 및 집중지원의 성과를 들었다. "김윤지 선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운영하는 신인선수 캠프에 들어왔다. 모든 스포츠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노르딕스키' 종목을 제안했다. 부모님은 공부를 시키고 싶다셨는데 서울 상암동 집앞까지 찾아가 '윤지가 하고 싶은 것 시키자'고 설득했었다"고 돌아봤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앞으로도 어린 선수를 조기발굴해 학교를 다니면서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계·동계 꿈나무 캠프를 매년 열고 있다. 소질 있는 선수를 등급 분류사, 지도자, 스포츠 의과학팀이 붙어서 관찰하고 지원한다. 그 노력의 결과가 이번 대회에 나온 것"이라면서 "김윤지는 물론 알파인 스키 최사라, 박채이, 컬링 백혜진, 이용석 모두 꿈나무, 신인 캠프 출신이다. 지금은 11~12세 선수들도 육성하고 있다. 향후 더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대회 김윤지의 최다 메달, 컬링 믹스더블의 은메달 쾌거 뒤엔 장애인체육에 진심인 기업 CEO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 정 회장은 "이번 대회 최다 메달의 성과는 대한장애인체육회, 정부뿐 아니라 배동현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 회장님, 윤경선 대한장애인컬링연맹 회장님 등 기업인들이 진심을 다해 지원해 주시고 실업팀 창단을 통해 선수들이 계속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신 덕분"이라며 고개 숙였다. 이어 "각 연맹 회장님들이 계시지만, 삼성, 현대, LG 등 글로벌 기업들의 재정 후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하계에 비해 동계는 더 열악하다. 정부 예산만으로 할 수 없다. 민관이 같이 해야 한다"면서 "1기업 1연맹 후원"을 제안했다. 국회에서 추진중인 세제 혜택을 통한 기업의 실업팀 지원 확대 정책에 대해 정 회장은 "제도적 뒷받침은 국회나 정부에서 당연히 해줄 것"이라면서 "노르딕스키와 컬링은 단순 지원이 아니다 .회장님들이 늘 함께하신다. 던져주고 그냥 '먹어라'가 아니라 '같이 먹자''같이 해보자' 하는 것이다. 함께해주고, 응원해주고, 지켜봐주는 것이 우리 선수들에게 큰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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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이어 정 회장은 김윤지등 장애인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을 전국민이 볼 수 있도록 패럴림픽 중계 확대, 이를 위한 국민체육진흥기금 지원을 재차 제안했다."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방송미디어고시의 보편적 시청권 '국민적 관심 사업'에 올림픽, 월드컵 외에 패럴림픽도 꼭 포함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방송사도 어려움이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나서주면 좋겠다. 서울올림픽·패럴림픽 잉여금으로 설립된 공단은 스포츠토토와 스포츠 사업을 통해 기금을 조성한다. 이 기금으로 올림픽-패럴림픽 중계권을 사서 방송사에 분배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국민들을 위한 체육진흥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최고의 성적을 거둔 이번 대회 아쉬운 점으로 '동계패럴림픽의 꽃' 파라아이스하키가 출전하지 못한 점과 알파인스키의 부진을 들었다. "평창 때 동메달을 땄던 파라아시아하키가 쿼터를 획득하지 못했다. 어린 선수 발굴,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 알파인스키는 선수층이 얇다. 다행히 박채이 선수가 나왔고, 최사라 선수도 성장하고 있다. 다음엔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2000년 시드니패럴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 정 회장은 김윤지 이야기에 반색했다. 첫 패럴림픽, 금메달 후보였음에도 4위에 그친 경험담을 전한 후 "그때의 나보다 열 살 어린 선수가 첫 패럴림픽에서 이런 활약을 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김윤지 선수는 얼굴은 요정이고, 어린 소녀인데 몸 속에 사자 한 마리, 호랑이 한 마리가 있다. 전사의 힘이 있다"고 평했다. "김윤지 선수를 잘 보호하고, 앞으로 더 많은 패럴림픽서 옥사나 마스터스를 뛰어넘는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잘 키워낼 것"이라며 '어른'의 막중한 책임감을 이야기했다.

전선주 총감독과 김윤지.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함께 자리한 '테세로 영웅' 김윤지는 대회 기간 내내 이어진 대한장애인체육회의 한식 지원, 스포츠과학 등 맞춤형 관리에 감사를 표했다.세 살 때 재활치료로 수영을 시작한 후 초등학교 때 수영선수가 됐고, 중3 때 노르딕스키에 입문해 패럴림픽 챔피언으로 우뚝 선 김윤지는 스포츠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다. 일상에서 스포츠의 기회를 누리지 못하는 장애학생들을 향한 응원과 도전의 메시지를 또렷하게 전했다. "장애를 가진 학생들은 일상에서 체육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재능이 있는데도 펼치지 못하는 친구들도 생각보다 많다.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이번 동계 패럴림픽을 통해, 노르딕스키가 경쟁력이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돼 기쁘다"면서 "내 경기나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사람이 있다면 정말 환영한다. 꼭 도전하시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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