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홈런 하나, 삼진 하나에 더그아웃이 끓어오른다. 관중석 뿐만 아니라 마운드에서, 타석에서 불꽃이 활활 타오른다.
이 모든 것을 등지고 도망친 남자가 있다. 다름아닌 지난해 사이영상에 빛나는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이다.
그런데 막상 미국이 조별리그를 뚫고 8강, 4강 무대에 오르자 그 영광은 또 함께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스쿠발은 16일(한국 시간)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전 미국 더그아웃에 등장,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승리를 즐겼다.
이미 대표팀 엔트리에서 제외된 스쿠발에겐 규정상 출입금지 구역이다. 다만 디트로이트가 아닌 미국 대표팀의 USA 유니폼을 입은 채였고, 상대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항의하지 않은 덕분에 스쿠발은 더그아웃에 계속 머물 수 있었다.
스쿠발의 등장이 현지 매체의 관심을 끌지 않을리 없다. 스쿠발은 폭스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대표팀에 복귀하다니 무슨 일이냐'라는 질문에 "이 동료들과 함께 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떠나 있는 동안에도 대표팀의 일원이 되고픈 마음이 간절했다"고 답했다.
디트로이트 스프링캠프가 있는 더니든은 WBC가 열리는 마이애미와 같은 플로리다주이긴 하지만, 반도의 정반대 지점에 있다. 차로 4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다. 심지어 전날은 플로리다 전반에 걸쳐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하지만 스쿠발은 "직접 운전해서 폭우를 뚫고 왔다. 안전하게 운전했다"면서 웃었다.
이어 "대표팀을 떠나기로 했던 결정에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다. 미국이 우승하고, 미친듯이 축하를 나누는 순간이 와야 비로소 조금 편안해질 것 같다. 정말 아쉽지만, 지금 내 마음이 어디 있는지 동료들도 잘 알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스쿠발은 "난 내나라 미국을 사랑하고, WBC의 의미를 사랑한다. 마운드에는 서지 못하더라도, 가능한 동료들을 응원하며 함께 하겠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미국 스포츠의 순간'을 묻는 질문에 "2016 월드시리즈 7차전(시카고 컵스의 108년만의 우승)과 르브론 제임스가 결정적인 추격 블록을 성공시킨 순간"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미국 현지 야구팬들의 반응은 차갑다. 미국 대표팀을 응원하며 중계를 지켜보던 팬들은 더그아웃의 스쿠발을 발견하곤 '왜 여기 있냐'라며 물음표를 쏟아냈다.
스쿠발은 당초 이번 대회 자체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대표팀은 스쿠발과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양대 사이영상 투수가 모두 참여한다며 '지구방위대' 라인업을 홍보했지만, 정작 스쿠발은 스프링캠프 과정의 일부로만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준비과정을 감안해 단 1경기, 그것도 1라운드 영국전에만 등판하겠다는 협의 하에 WBC에 참여했다. 정작 영국전에서도 3이닝 1실점, 투구수 41개만에 마운드를 내려오며 스타일을 구겼다. 마크 데로사 미국 감독은 "스쿠발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예정됐던 선발 로테이션이 꼬였다"라고 인정한 바 있다.
막상 WBC 무대에 오고보니 메이저리그와는 사뭇 다른 대회의 분위기에 놀라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대표팀 잔류를 고민하겠다"며 간을 봤지만, 이렇게 말한지 하루만에 결국 소속팀 캠프 복귀를 택했다.
"이런 무대에서 전력투구할 만큼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다"는 변명을 남겼지만, 정작 디트로이트에 복귀한 스쿠발의 구위는 눈부셨다. 그는 지난 15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 4⅔이닝 1실점 7삼진으로 호투했다.
홈런 하나를 맞긴 했지만 볼넷 없는 역투였던데다, 직구 최고 구속이 99.1마일(약 160㎞)에 달했다. 결국 올해 겨울로 예정된 자신의 FA 때문에 몸을 사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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