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FC서울 선수 송민규, 인사드립니다." 공격수 송민규(서울)는 지난 2월 2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개막전에서 데뷔골을 넣고 서울 원정팬이 모인 서포터석 앞으로 달려가 인사를 하는 것으로 세리머니를 대신했다.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 소속팀 전북 현대와의 K리그1 7라운드를 마치고는 전북 원정팬 앞에서 허리를 숙였다. 일부 서울팬은 올해 서울에 입단한 송민규가 중국 전지훈련지에서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전북팬은 유럽 무대에 진출한다고 팀을 떠난 선수가 라이벌 팀으로 이적한 것에 불쾌한 감정을 표했다. 비판과 야유에 대한 송민규의 대답은 '90도 폴더 인사'였다.
이건 '송민규 스타일'이다. 송민규는 프로 초창기부터 어떤 압박과 비판에도 굴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걸었다. 압박하는 측면 수비수를 더 강하게 압박했다. 신경전엔 신경전으로 대응했다. 압박을 하러 어깨를 넣을 때처럼 고개를 숙여야 할 땐 고민없이 고개를 숙였다. 논란이 발생해도 훌훌 털고 다음 경기에 집중했다. 중요한 경기에선 한 방씩 터뜨렸다. 그렇게 이적료 20억원 이상을 기록한 '빅 스타'가 되고, 국가대표로 성장했다. 송민규는 "야유를 했다고 서운한 감정이 들진 않는다. 충분히 이해한다"라고 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송)민규가 오면서 팀이 밝아졌다. 후배들을 챙기고 선배들에게 쓴소리도 하는 등 성숙해졌다"라고 '송민규 효과'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했다. 전북전만 봐도 90분 풀타임을 뛰며 옛 동료인 풀백 김태환과의 자리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0-0 싸움이 계속되던 하프타임엔 라커룸에서 발언권을 얻어 '이런 경기에서 버티고 마지막에 한 골 넣는 팀이 강팀이다. 작년에 전북이 그랬다. 우리가 그걸 한번 해보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선배 앞에서도 할 말을 하는 선수가 송민규다. 그 말을 스스로 지키기 때문에 미워할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송민규는 전북전 후반 추가시간 95분 성실한 움직임과 영리한 탈압박으로 클리말라의 결승골에 기점 역할을 했다. 서울은 1대0 스코어로 9년만에 홈에서 전북을 처음 꺾었다. 개막 후 6경기 연속 무패(5승 1무)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송민규는 경기 후 김 감독에게 '그렇게 해선 유럽 못 간다'라고 꾸중을 들었다. 이에 대해 "유럽 나갈 생각으로 잘하려고 하지 않는다. 지금은 서울에 모든 걸 쏟아붓고 있다"라고 의젓하게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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