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진짜 무섭네' 할 말 잃은 박찬호, 같이 뛸 땐 몰랐다...이렇게 무서운 타자였나 [잠실 현장]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IA의 경기. 9회초 2사 1루 KIA 김도영이 안타를 날린 뒤 두산 유격수 박찬호와 마주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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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함께 내야를 지키던 선후배가 이제는 승부의 갈림길에서 마주 섰다. 경기 막판 쐐기를 박은 김도영의 한 방 앞에서 박찬호는 할 말을 잃은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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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승부가 완전히 기울기 전, 마지막 긴장감이 흐르던 9회초 김도영이 클러치 능력이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5-3 2점 차로 앞선 9회초 2사 1루. 이날 볼넷 2개와 삼진 2개로 침묵하던 4번 타자 김도영이 다섯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두산 김정우. 한 방이면 승부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2점 차 타이트한 상황에서 잠실구장을 가른 김도영은 2루에 안착한 뒤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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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구 148km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들어오자 김도영의 배트가 간결하게 돌아갔다. 밀어친 타구는 정타로 이어졌고다. 중견수 정수빈과 우익수 카메론 사이를 가르며 우중간을 시원하게 갈랐다. 1루 주자 김호령이 홈을 밟으며 KIA는 6-3으로 달아났다. 마무리 정해영이 없는 상황에서 불안했던 2점 차 리드를 슈퍼스타 김도영이 직접 해결했다.

2루까지 내달린 김도영이 고개를 들었을 때, 그곳에는 두산 유격수 박찬호가 서 있었다. 함께 KIA 내야를 지키던 선배와 후배의 묘한 만남이었다.

경기 막판 장타로 승부의 쐐기를 박은 김도영과 2루에서 만난 박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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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은 가볍게 눈인사를 건넸고, 이를 바라본 박찬호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같은 팀일 때는 누구보다 듬직했던 후배의 클러치 능력을 이제는 상대 팀 유니폼을 입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4번 타자로 자리 잡은 김도영의 성장이 이날만큼은 반갑지 않은 순간이었다.

박찬호는 2014년 KIA에서 데뷔해 12년 동안 타이거즈 내야를 책임졌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 나온 박찬호는 두산과 4년 80억 원에 계약하며 정들었던 친정팀을 떠났지만, 김도영과 함께 지켜온 그라운드 기억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KIA 시절 김도영과 함께 내야를 지켰던 박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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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내내 안정적인 수비로 내야를 지키던 박찬호였지만, 9회 김도영의 장타가 터지는 순간만큼은 복잡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친정팀 후배의 성장과 결정적인 한 방을 상대 팀 선수로 바라보는 묘한 순간이었다.

김도영의 쐐기타 이후 KIA는 승기를 굳혔고, 경기가 끝난 뒤 타이거즈 선수들은 잠실 그라운드에 모여 8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박찬호는 더그아웃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춘 채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한때 함께 내야를 지키던 선후배. 승부의 쐐기를 박은 김도영과 2루에서 마주 선 박찬호의 짧은 눈인사는 이날 경기에서 가장 묘한 장면이었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만난 김도영은 더 무서운 타자였다.
승부의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날린 뒤 김도영은 잠실구장 2루에서 포효했다.
잠실에서 포효한 김도영과 눈이 마주친 유격수 박찬호.
4번 타자 김도영은 클러치 능력을 뽐내며 KIA를 8연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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