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팀내에서 가장 비판을 많이 받던 선수가 한순간에 팀 공격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울산 HD의 장신 공격수 허율 이야기다.
허율은 22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상대 아일톤의 전반 선제골로 0-1로 끌려가던 후반 23분 교체투입해 37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1대1 무승부를 뒷받침했다.
1m92 장신 스트라이커인 허율은 상대 진영 왼쪽 깊숙한 곳에서 이진현이 왼발로 올린 크로스를 골 에어리어 우측에서 강력한 헤더로 밀어넣었다.
지난 19일 광주FC와의 홈 경기에서 6경기만에 시즌 마수걸이골을 쏘며 5대1 대승을 뒷받침한 허율은 이날 득점으로 2경기 연속골을 작성했다. 지난해 광주에서 울산으로 이적한 허율이 연속골을 넣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5시즌 26경기에서 4골에 그친 허율은 올 시즌 7경기만에 벌써 2골째를 기록했다.
허율은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교체로 투입될 경우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스트라이커 출신 감독의 '원포인트 레슨'과 선수 개인의 꾸준한 노력이 침묵하던 공격수의 '부활'을 이끌어냈다. K리그(리그컵 포함)에서 111골 기록을 보유한 김현석 울산 감독은 "내가 경험을 한 게 그 부분이기 때문에 말컹, 야고, 허율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하고 있다. 감각은 어쩔 수 없지만, 어떻게 하면 좋겠다고 하는 식의 방향은 제시해준다"라고 말했다.
허율은 김 감독이 훈련장에서 '공격수는 수비수보다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등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도 김 감독이 강조한 대로 움직였기 때문에 득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허율을 (교체로)투입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진현과 허율이 교체투입해 좋은 장면을 만들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울산은 전반 4분만에 아일톤의 단독 돌파에 속수무책으로 선제실점했다. 서울, 전북전에 이어 안양전에서도 전반 이른 시간 실점하며 기선을 빼앗긴 채 경기에 임했다. 김 감독은 "안양이 속도가 있는 선수가 많고 역습이 좋은 팀이다. 그래서 블록을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렸다. 그에 맞게 훈련도 했다. 하지만 시작과 동시에 실점하고 말았다. 전반에 실점을 안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훈련도 한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말컹은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김 감독은 "훈련을 통해 체력을 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젠 경기를 통해서 체력을 올려야 한다. 교체할까도 생각했지만, 다가올 경기를 위해 계속 경기를 뛰게 했다. (허율과의)트윈타워도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2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간 울산은 5승2무2패, 승점 17점으로 선두 FC서울(승점 22)과의 승점 차를 6점에서 5점으로 1점 좁히는데 만족해야 했다.
홈에서 다잡은 승리를 놓친 유병훈 안양 감독은 "선수들은 부족함이 없었다. 내가 부족했다. 교체 타이밍을 10초, 30초 정도 늦게 가져간 게 아쉽다. 80분(후반 35분) 정도에 교체해서 상대 투톱을 막을 생각이었다. 마지막 교체타임을 못 기다리고 실점한 게 제일 아쉽다"라고 말했다.
안양은 후반 40분 공격수 마테우스를 빼고 장신 센터백 김영찬을 투입했다. 울산의 1m90대 장신 투톱을 상대하기 위해선 신장 1m89 수비수인 김영찬을 투입할 필요성을 느낀건데, 김영찬이 투입을 준비하는 사이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아일톤은 선제득점 이후로도 폭발적인 스피드로 울산 수비진을 시종일관 괴롭혔다. 하지만 후반 23분 부상으로 문성우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유 감독은 "전반부터 컨디션이 좋은 상태였다. 폭발적인 스프린트를 해서인지 전반전을 마치고 뒷근육이 타이트하다는 보고를 받았다. 상태를 주시하고 있었는데 후반전에 뒷근육에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를 듣고 교체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아쉬움 속 4경기 연속 무패(1승3무)를 이어간 안양은 2승5무2패, 승점 11점로 6위에서 8위로 두 계단 내려앉았다.
안양=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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