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지금은 경기에 나가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박재현이 사고를 제대로 쳤다. 데뷔 첫 홈런으로 구단 역대 최초 기록을 세웠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5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5순위로 입단한 유망주. 이범호 KIA 감독은 지난해부터 박재현의 재능을 눈여겨보고 부단히 기회를 줬는데, 2년차인 올해 드디어 잠재력을 조금씩 폭발시키고 있다.
박재현은 2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 1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1회 선두타자로 나선 첫 타석부터 홈런포를 가동했다. 볼카운트 1B1S에서 롯데 선발투수 나균안의 시속 143㎞ 직구가 가운데로 살짝 몰린 것을 놓치지 않았다. 타구가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자 박재현은 아이처럼 기뻐하며 그라운드를 돌았다.
데뷔 첫 홈런이 리드오프 홈런인 경우는 박재현이 KBO 역대 11번째였다. 타이거즈 구단 역사상으로는 최초다. 최근 마지막 달성자는 롯데 김민석(현 두산 베어스)으로 2023년 5월 1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기록했다. 박재현은 약 3년 만에 진기록을 이어 갔다.
이범호 KIA 감독이 시즌을 치르면서 고민이 생길 때마다 박재현이 해결책이 되어주고 있다. 오선우와 윤도현이 시즌 초반 부진과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박재현을 우익수로 내보낸 게 성공적이었다. 안정적인 수비와 함께 9번타자로서 상위 타선에 불을 붙이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8연승에 힘을 보탰다.
주전 1루수 고민이 깊을 때 외국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를 좌익수에서 1루수로 전환시킨 것도 박재현의 영향이 컸다. 김선빈이 최근 다리 상태가 좋지 않아 지명타자로만 나가면서 나성범이 우익수로 고정되니 어쩔 수 없이 박재현이 벤치에 묶였는데, 마침 그 타이밍에 연패도 길어졌다. 박재현이 좌익수로 선발 출전하기 시작한 지난 24일 광주 롯데전부터 KIA는 다시 2연승(1무)을 달리고 있다.
1번타자 고민까지 해결될 듯하다. 지난해까지 부동의 1번타자였던 박찬호가 올 시즌 두산 베어스와 4년 80억원 FA 계약을 하고 이적한 이후 마땅한 후계자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박재현의 성공을 논하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긴 하지만, 박재현의 도루 능력과 최근 좋은 타격감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 이만한 카드가 KIA에 없기도 하다.
박재현의 시즌 타율은 2할7푼9리(61타수 17안타)다. 냉정히 그리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닌데, 득점권 타율이 4할2푼9리(14타수 6안타)에 이른다. 타수 차이는 있지만, 나성범(4할1푼2리) 김도영(3할7푼)보다 득점권 타율 자체는 높다. 중요할 때 안타를 잘 치다 보니 기록 대비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박재현은 "득점권 타율이 왜 높은지 모르겠다.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느낌보다는 내가 살아 나가서 다음 타자한테 연결해 주자고 생각하다 보니까 그런 것 같다. 내가 주인공이 되고 싶은 그런 욕심은 없다. 다음 타자에게 연결해 주려고 하다 보니 안타가 나오는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차기 1번타자감이라는 말에는 "일단 지금은 경기 나가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지금은 9번 타순에서 내 역할을 확실히 하고 나중에 타순이 올라가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9번 타순에서 연결해주는 게 심적으로 부담이 덜 되기도 한다"고 겸손한 답변을 남기기도 했다.
김선빈 나성범 김도영 등 KIA 중심 타선을 이끄는 선배들을 보며 하루하루 배워나가는 게 당장 더 큰 목표다.
박재현은 "(김)선빈 선배의 콘택트 능력은 톱클래스라고 생각한다.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도 안타를 만드시는 것을 보고 그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치는지 궁금하더라. 밀어 치는 능력도 좋으시다. (김)도영이 형, (나)성범 선배님처럼 힘도 좋으면 타구도 더 빠르게 날 수 있어서 그런 힘을 갖고 싶긴 하다"고 했는데, 데뷔 첫 홈런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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