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이쯤 되면 타선 전체가 '집단 동면'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의 방망이가 차갑게 식다 못해 얼어붙었다. 9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격차는 어느덧 2게임 차. 꼴찌 탈출은 커녕 1승조차 버거운 '영웅 군단'의 현실이다.
키움의 현재 타선 지표는 기록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다. 최근 10경기에서 2승 1무 7패, 5연패를 기록하는 동안 키움 타선이 보여준 무기력증은 심각한 수준이다.
팀 타율은 2할2푼6리, 9위 롯데의 2할5푼2리와 비교해도 너무 낮다. OPS도 0.623으로 바닥이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점수를 뽑는 법을 잊었다는 점이다.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열린 4경기에서 키움이 기록한 총득점은 단 '2점'이다. 5일과 6일에 각각 1점씩 낸 것이 전부이며, 7일과 8일에는 연속 영봉패를 당하며 전광판에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마운드가 평균자책점 5.17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타선까지 침묵하니 이길 재간이 없다.
현재 키움 라인업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는 단 4명뿐이다. 이는 고육지책으로 매 경기 라인업을 뒤흔들고 있다는 방증이지만, 그 어떤 조합도 해답이 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팀 내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3할을 치는 타자는 한 명도 없다. 베테랑 안치홍(2할8푼2리)과 최주환(2할5푼5리)이 그나마 분전하고 있지만, 파괴력이 예년만 못하다. 무엇보다 외국인 타자 트렌턴 브룩스의 부진은 선을 넘었다는 평가다. 타율 2할3푼에 그치고 있는 브룩스는 최근 선발 라인업에서조차 제외되는 수모를 겪고 있다. 해결사가 되어줘야 할 외인이 '구멍'이 된 셈이다.
간신히 6점을 뽑아낸 9일 고척 KT 위즈전에서도 키움의 고질적인 문제는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경기는 최주환의, 최주환에 의한 경기였다. 이날 최주환은 5타수 4안타(2홈런) 6타점으로 원맨쇼를 펼쳤지만 연장 끝에 6대6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주환이 혼자서 스리런,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6타점을 모두 책임졌음에도 키움은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10회말 1사 만루라는 절호의 끝내기 찬스를 잡았으나, 주성원의 투수 땅볼과 김건희의 삼진으로 허무하게 기회를 날렸다. 최주환을 제외한 나머지 타선이 결정적인 순간 다시 '침묵 모드'로 돌아선 결과였다.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5이닝 3실점으로 버텼고, 베테랑 최주환이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음에도 연패 탈출에 실패(무승부)한 키움. 지금의 타선 침체는 특정 선수의 부진을 넘어 팀 전체의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9일 경기에서 최주환의 방망이가 혈을 뚫어주긴 했지만, 주축 타자들의 집단 각성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키움의 '꼴찌 탈출'은 멀고도 험난한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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