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 "과일 남녀 불륜에 잠 못 든다"는데…

[인스타그램 앱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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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선생님이랑 엄마의 충격 비밀'·'내 남편의 체리녀'·'여자친구 어머니랑 비밀친구가 됐다'·'내 엄마가 내 남편을 뺏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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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뜨는 콘텐츠 제목이다.

제목에서 대충 '감'이 잡히는 이들 콘텐츠의 공통점은 '과일을 의인화해서 인공지능(AI)으로 만든 50초~1분30초 정도의 짧은 막장 드라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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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부작으로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각각 수십~수백만 조회수를 올리며 유행 중이다.

'아침 드라마'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상파 TV 아침 드라마들이 선정적인 내용으로 '막장 드라마'의 산실로 불렸던 것에 빗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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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적이고 패륜적인 내용이 과일을 내세운 만화 같은 장난스러운 외피를 입은 채 별도 주의 문구 없이 SNS에서 퍼져 나가면서 청소년, 어린이들도 아무런 제약 없이 이를 소비하고 있다.

'과일 드라마'는 해외 누리꾼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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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부터 틱톡과 엑스(X·옛 트위터)에는 영어나 프랑스어 등 외국어로 제작된 AI 과일 콘텐츠가 올라왔다. '#aifruit'(AI 과일)·'#fruitstory'(과일 이야기)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관련 영상이 쏟아진다.

산부인과 의사가 아이를 바꿔치기하는 이야기, 과외 선생과 학부모의 불륜, 아내가 불륜으로 다른 종의 과일 아이를 낳는 내용 등 흔히 보아온 '막장 드라마' 소재를 다룬다.

지난달 17일 틱톡 해외 이용자 'mo***'가 올린 1분30초짜리 영어 영상은 '딸기 여성'이 '바나나 여성'의 얼굴에 몰래 약물을 주입해 순식간에 노화시키고 '바나나 여성'의 남편을 독차지하는 내용이다. 버림받은 '바나나 여성'은 해독약을 먹은 뒤 '딸기 여성'에게 복수한다. 보름만에 조회수 1천43만여회, 하트 44만1천여개를 기록했다.

10일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과일AI'로 검색하면 유사한 영상들이 줄줄이 뜬다.

대놓고 자극적인 제목이 붙어 있거나, 과일들이 입을 맞추며 "어머니 저랑 과일 주스 만들기 놀이 하셔야죠"·"나 얼른 브로콜리씨랑 딸기야채주스 만들고 싶어"라고 말하는 식이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요즘은 아침 드라마를 인스타에서 보는구나", "이거 다음편 어디서 보나요 급해요", "솔직히 저거 보면 하트 누르고 팔로우까지 하고 싶은데 좀 애들이 이상하게 볼까봐 고민하다가 결국 안 함" 등의 '호응'이 잇따른다.

일부 영상에서는 신체 부위를 자르는 엽기적인 모습도 나온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co***'는 "이거 가끔 트위터에서 영상 보다가 내리다 보면 나오는데 막 발가락 잘라가고 코 잘라가고 내용이 엽기적인데 항상 다 봄"이라 적었다.

이러한 '막장 영상'이 별다른 필터링 없이 청소년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면서 경고등이 켜진다.

특히 인기 인플루언서들이 이들 영상을 활용해 리액션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을 만들어 내면서 해당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하는 청소년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리액션 밈은 'POV'(Point Of View·1인칭 시점)라는 문구를 붙인 채, '과일 드라마'에 몰입해 있는 인플루언서의 다양한 반응을 보여준다. 영상 상단에는 인플루언서의 얼굴이, 하단에는 인플루언서가 시청 중인 드라마가 배치된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리액션 밈 영상에는 자막으로 "POV: 씻고 잘 준비해야 하는데 AI 과일 불륜 만화 때문에 도파민 터져서 못 씻고 있는 나", "POV: 내일 새벽 출근인데 과일들 불륜 때문에 못 자는 나. 뻔한데 계속 보게 되는…" 등의 설명이 붙는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어린 나이에 선정적일 뿐 아니라 비윤리적인 이러한 콘텐츠에 많이 노출된다면 당연히 인지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가 없다"며 "청소년 시기는 직접적 경험이 아닌 간접적 경험으로도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시기"고 지적했다.

이어 "대체로 만 6세에서 12세까지 전두엽 발달이 왕성하게 이뤄지지만, 만 14세 이상 청소년도 뇌 발달이 이뤄진다고 보기 때문에 부모가 관여하는 등 청소년이 SNS에서 비윤리적인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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