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고졸 2년 차의 패기가 한화의 불방망이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키움 히어로즈의 '영건' 박정훈이 자신의 커리어 하이 경기를 완성하며 팀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박정훈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3안타 4볼넷 4탈삼진 무실점이라는 눈부신 성적표를 남겼다. 101개의 공을 던지며 기록한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이닝과 최다 투구수 기록이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이날 박정훈의 무기는 단연 최고 150㎞에 달하는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전체 투구수 101개 중 65개를 투심으로 채울 만큼 자기 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여기에 슬라이더(23개)와 커브(13개)를 적절히 섞어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한화 타선은 박정훈의 묵직한 투심에 정타를 만들어내는 데 애를 먹었다. 구속뿐만 아니라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변하는 움직임이 한창 물오른 한화 타자들을 당황케 하기에 충분했다.
기록상으로는 무실점이었지만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하지만 위기 상황마다 박정훈의 '싸움닭' 기질이 빛을 발했다.
1회 페라자와 강백호에게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거포 노시환을 유격수 땅볼로 요리하며 스스로 불을 껐다. 2회 다시 주자를 내보낸 2사 1, 2루 위기. 박정훈은 황영묵에게 낙차 큰 122㎞ 커브를 던져 허를 찌르는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5회는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선두타자 이원석과 10구까지 가는 혈투 끝에 볼넷을 내줬으나, 후속 타자 심우준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로 연결하는 노련함까지 선보였다.
6회초 1사 2, 3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뒤를 이은 김성진이 실점 없이 이닝을 지워내며 박정훈의 무실점 기록은 지켜졌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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