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싶지 않은 충격적 현실' 창단 최초 12연패 굴욕, 누구의 잘못일까

2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삼성의 경기. 8연패 빠진 SSG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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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선수들이 손모아 기도하지만 하늘은 차갑게 외면했다. 구단 역사상 최초의 12연패 대굴욕.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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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가 12연패에 빠졌다. 5월 16일 인천 LG 트윈스전이 SSG의 마지막 팀 승리다. 5월 17일 인천 LG전 4대6 패배를 시작으로 지옥의 문이 열렸다. 5월 19~2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 3연전 피스윕, 5월 22~24일 광주 KIA 타이거즈 3연전 피스윕, 5월 27~28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 2연전(26일 경기 우천 취소) 전패, 5월 29~31일 대전 한화 이글스 3연전 피스윕까지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12연패는 올 시즌 리그 최다 연패이자, 구단 역사상 최다 연패 신기록이다. 전신인 SK 와이번스는 2000년 창단했고, 초창기 시절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강팀으로 성장했다. 'SK 왕조'라고 불리던 2000년대 후반, 2010년대 초반에는 꾸준히 우승권에 드는 팀이었다. 2021년 신세계그룹이 인수한 뒤 신세계 야구단, SSG 랜더스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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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번스의 역사를 포함해 11연패는 두차례 있었다. 창단 첫해인 2000년과 신세계 인수 직전 시즌이었던 2020년 두차례의 11연패다. 2000년 당시 SK 와이번스는 매직리그(당시 양대리그) 최하위인 4위(44승3무86패 승률 0.338)를 기록했고, 2020년에는 10개 구단 중 9위(51승1무92패 승률 0.357)에 머물렀다.

현재 SSG는 10개 구단 중 8위를 기록 중이다. 연패가 시작되기 전까지 4위였고, 5위, 6위, 7위를 거쳐 5월을 8위로 마쳤다.

2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SSG 경기. 키움이 SSG에 승리했다. 4연패를 당한 SSG 선수들.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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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연패는 총체적 난국이 만든 종합적 결과다. 경고 사인은 이미 존재했다. 김광현의 어깨 수술 시즌 아웃으로, 이미 선발진은 불안 요소가 컸고 아시아쿼터 포함 외국인 투수들은 한번도 호투를 한 적이 없다. 미치 화이트의 부상 이탈 대체 선수로 일본 독립리그 선수를 데려온 것 역시 불안 요소에 포함됐다.

지난해 김민~이로운~노경은~조병현이 최고의 성적을 합작하며 만들어진 강한 불펜도 올해 분명 똑같은 기량을 보여준다는 보장은 없었고, 현장에서 이에 대비를 해왔지만 위기 상황에서 확실한 대처법이 보이지 않는다. 개막 초반 대진운과 행운이 따르면서 만들어진 상위권 성적에 보수적으로만 접근한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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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위기론'은 결국 현실이 됐다. 크고 작은 부상 이탈자들이 한명씩 늘어났고, 외국인 투수들의 연쇄 부진으로 인해 한번은 큰 고비가 올 것이라 예상했다. 이숭용 감독도 "5월이 고비다. 최대한 버텨서 부상자들이 돌아오는 6월에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도 더 거대한 눈덩이가 굴러와 직격탄을 맞았다. 5연패, 7연패를 나눠서 하는 것보다 한번에 12연패를 하는 것은 충격이 몇 배로 더 크다.

2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삼성의 경기. 8연패 빠진 SSG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7/

근원적 원인은 SSG의 최약점으로 지목돼 왔던 습자지 같이 얇은 뎁스다. 최근에야 육성에 힘을 쏟는다고 하지만, 지난 수년간 제대로 키운 유망주가 없을 정도로 뎁스가 약한 팀이다. 베스트 라인업만 놓고 보면 리그 5위권 이내의 상위팀이지만, 백업 뎁스차트를 놓고 보면 리그 최하위권에 해당한다. 퓨처스팀을 성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SSG 2군은 현재 퓨처스 북부리그 최하위팀이다. 2군 뎁스가 가장 강하기로 소문난 한화 이글스 2군이 상무에 이어 북부리그 2위(승률 0.660)고, SSG 2군은 승률 0.370에 그쳐있다.

결국 지금 힘을 쏟지 못하는 것도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을때 그 자리를 채워주는 선수들이 두드러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키운 선수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포지션별 뎁스가 매우 약한 것은 분명하다.

또 꾸준히 5강 전후에 드는 성적을 내다보니 신인픽에 있어서도 불리하게 작용했고, 트레이드를 과감하게 하는 편도 아니다. 트레이드나 FA 영입 등에 있어서 샐러리캡을 방패로 소극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김광현, 최정, 노경은 등 내부 단속에는 열심이지만, 실질적으로 전력에 플러스가 되는 외부 영입은 수년간 없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옵트아웃으로 풀린 김재환을 데려온 것이 유일한 전력 보강이었는데, 그 역시 30대 후반의 선수다. 오히려 비FA 다년 계약 등 과거의 계약에만 발목 잡혀있다는 사실이 소극적인 움직임의 핵심 이유 중 하나였다.

2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삼성의 경기. SSG 이숭용 감독이 생각여 잠겨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7/

이럴 경우에는 외국인 선수로 승부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실제 성과가 기대 이하다. 드류 앤더슨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데려온 앤서니 베니지아노는 여러 면에서 실망스럽고, 화이트 역시 1선발감은 아니라는 냉정한 평가가 잇따랐으나 부상으로 이탈 기간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고, 아직도 1군 복귀 시점을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쇠화가 눈에 보이는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는 '나은 선수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4년째 동행 중이다. 아시아쿼터 타케다 쇼타와 화이트 부상 단기 대체인 히라모토 긴지로는 냉정히 경쟁력이 없어 보인다. 팀도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까지 기다려주며 육성할 이유가 있을까.

또 11연패에 대해서는 현장도 책임을 피해갈 수는 없다. 엇박자 타선과 부진한 선발진, 선발이 살아나는 경기에는 어김없이 무너지는 필승조까지.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연패지만, 현장 또한 위기 대처 능력이 아쉽다.

1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SSG의 경기. 9회말 키움 김웅빈이 SSG 조병현을 상대로 끝내기홈런을 날렸다. 홈런을 허용한 조병현.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5.19/

타순과 스타팅 멤버는 거의 변화가 없고, 불펜 기용 방식과 순서도 연패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5월초까지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하나였던 조병현은 최근 6경기 중 5경기에서 결정적 실점을 하는 고개숙인 투수가 됐다. 선수들을 믿고 기다리는 믿음의 야구지만, 일단 연패를 어떻게든 끊는 게 우선 순위다.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그래도 희망적인 요소는 이번주부터 1군 등록이 가능한 상무 전역 선수 전의산을 시작으로, 부상 선수들이 하나씩 돌아오게 된다. 답이 없어보였던 외국인 선수 시장도 6월에는 한명씩 영입 가능한 카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교체를 단행할만큼 좋은 선수가 풀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여전히 승은 없지만 선발진이 그래도 몇주전보다 지난 일주일에 괜찮았다는 점 또한 이와중에 짜내볼 수 있는 긍정적 상향 지표다.

연패는 반드시 끊어진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장기 연패가 누구 한두명의 잘못이 아니듯, 총체적 난국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두의 합심이 필요하다. 설령 6월부터 성적이 월등히 좋아지더라도, 지금의 연패가 랜더스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뎁스 강화를 위한 근원적 보강이 필요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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