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57)은 대한민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대학생 신분이던 1990년 혜성처럼 등장했다. A매치 4경기 만에 한국 축구를 책임질 '대형 수비수'로 단박에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1990년 이탈리아 대회를 시작으로 4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이운재 베트남대표팀 골키퍼 코치와 한국인 월드컵 최다 대회 출전 기록을 공동 보유하고 있다. 홍 감독은 4개 대회에서 16경기를 소화하며 출전 경기 수로는 한국인 단독 1위에 랭크돼 있다. 무엇보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선 주장으로 한국의 사상 첫 4강 진출을 견인했다.
선수로서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홍 감독은 지도자로서도 승승장구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 코치로 함께했고, 200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선 8강을 이끌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동메달을 지휘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올림픽 첫 '포디움 입성'이었다. 그는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다시 한번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 1무2패를 기록하며 토너먼트의 문을 넘지 못했다. 홍 감독은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흔들렸지만, 부서지지 않았다. 시간을 마냥 흘려보내지도 않았다. "2014년 월드컵은 커리어에서 가장 좋지 않았지만, 반대로 거기서 배운 것도 많다. 만약 그것마저 성공했다면 지금의 삶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돌아온 홍 감독은 한층 더 단단한 모습이었다. 2021년 울산 현대(현 울산 HD)의 지휘봉을 잡고 필드로 돌아왔다. 2022년에는 17년 만의 K리그 정상 등극을 이끌었다. '매직'은 계속됐다. 울산은 홍 감독 체제에서 2023년에도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최고의 순간, 홍 감독은 위기에 빠진 '팀 코리아'를 구할 소방수로 나섰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시절 흔들릴 대로 흔들린 한국 축구, 홍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2024년 7월 세상에 나온 홍명보호 2기는 펄펄 날았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을 '무패'(6승4무)로 통과했다. 11회 연속 월드컵 진출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제 본 무대다. 한국은 조별리그 A조에서 체코-멕시코-남아공과 레이스를 시작한다. 홍 감독은 자신의 7번째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 홍 감독을 '고려대 87학번 동기'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서동철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 단장, 김상식 전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은 한 마음으로 뜨겁게 응원했다. 김 전 감독은 "응원한다"며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염 감독과 서 단장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다. "홍 감독과 친하다. 친한 친구로 지내온 지도 벌써 4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월드컵 사령탑'이란 영광스러운 자리, 한편으론 국민들의 기대가 워낙 큰 무대라 부담이 클 것이다. 내가 봐온 우리 홍명보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령탑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응원하고 있다. 올해도 뜨겁게 응원하겠다."(염 감독)
"명보는 대학생 때부터 월드컵에 나갔는데, 남들은 쉽게 할 수 없는 큰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홍명보란 사람은 화려해 보이고, 스포츠 스타 중에서도 스타란 이미지가 강하다. 그래서 그 부담감과 압박감이 더 클 것이다. 더욱이 월드컵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지켜보는 큰 무대다. 얼마나 큰 부담감 속에 준비하고 있을지 안 봐도 알 것 같다. 월드컵이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나설 수는 없겠지만, 자부심을 갖고 잘하고 왔으면 좋겠다." (서 단장)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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