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올 9월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야구계의 엔트리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국가대표 에이스 출신 윤석민이 직접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24인과 결승전 라인업 예측에 나섰다.
윤석민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윤석민'에 '"결승전 선발 투수, 4번 타자 다 뽑아봤습니다." 2026 아시안게임 야구 엔트리 & 라인업 예측'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윤석민은 전력강화위원회 못지않은 심사숙고 끝에 자신만의 24인 엔트리를 전격 공개했다. 윤석민은 "만 25세 이하(2001년생 이하) 또는 프로 입단 4년 차 이하라는 명확한 기준 속에서 와일드카드 3명을 포함한 최적의 조합을 고심했다"며 참전 소감을 밝혔다.
우선 윤석민은 "내 이야기는 전혀 힘이 없다. 내 언급이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나때문에 어떻게 됐다고 하면 안된다"고 밑밥을 깔았다.
과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투수 11명, 야수 13명이었던 엔트리와 달리 윤석민은 "대만, 일본과 붙는 중요한 결승전 등 핵심 3경기를 고려해 투수 10명 체제가 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윤석민이 선택한 선발진의 핵심은 김진욱과 최민석, 장찬희, 소형준이다. 윤석민은 "올 시즌 김진욱이 보여준 모습은 안정감 그 자체다. 드디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다"고 첫 번째 픽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최민석은 2년 차 징크스를 완전히 지우고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극찬했다. 생소한 아마추어 타자들을 상대할 카드로 장찬희를 꼽으며 "빠른 공에 느린 체인지업을 구사해 공격적인 타자들에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부상 중인 소형준에 대해서는 "아시안게임 전까지 회복할 시간이 충분하고 엔트리 변경 가능성도 있어 도망갈 곳으로 묶었다"며 재치 있게 덧붙였다.
불펜진에는 성영탁, 최준용, 배찬승, 김영우, 정우주, 박영현을 낙점했다. 특히 대표팀의 마지막을 책임질 '행가래 투수(마무리)'로는 박영현을 꼽았다. 윤석민은 "성영탁은 성적이 더 좋지만 국가대표에서는 8회가 더 잘 어울린다"라며 "박영현은 시즌이 거듭될수록 말도 안 되는 구위를 뽐내고 있어 마지막 투수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윤석민은 막판 고심 끝에 남은 투수 한 자리에 삼성 원태인을 추가했다. 그는 "결승전 라인업을 짜려면 '완빵 피차'가 필요하다. 구위는 곽빈이지만 안정감은 원태인이다. 솔직히 원태인은 내 현역 시절보다 더 좋다"라며 강한 신뢰를 보냈다.
가장 치열했던 포수진(2명) 선발에서는 허인서, 조형우, 김건희가 경합을 벌인 끝에 조형우와 허인서가 먼저 이름을 올렸다. 윤석민은 "허인서는 5월 타격 지표가 최상위권이라 포수가 아니더라도 지명타자(DH)로 쓸 메리트가 있다"고 평가했다.
내야진에는 박준순(두산), 김도영(KIA), 정준재(SSG), 김주원(NC), 이재현(삼성)이 포함됐다. 특히 김도영에 대해 "아직 타율 3할은 못 찍었지만 클러치 능력 면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고 평가했다. 부상 중인 고명준의 자리는 비워둔 채 와일드카드로 강백호를 낙점해 1루와 지명타자 포지션을 메우는 전략을 짰다.
외야진에는 문현빈(한화)과 백업 김민석(롯데) 외에 와일드카드로 최원준(KIA)을 선택했다. 윤석민은 "최원준은 항상 터질 게 있는 좋은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말해왔는데, 역시나 잘해주고 있다"며 뿌듯해했다.
무엇보다 윤석민이 가장 흥분하며 스카우트한 인물은 타이거즈 후배 박재현이었다. 윤석민은 "외야에 미친 사람이 하나 나타났다. 시즌 초만 해도 관심이 크지 않았는데 지금은 안 뽑을 수가 없다. 그 장타력이 어디서 나와서 홈런을 몇 개나 치는 건지 너무 잘해준다"라며 '미친 활약'을 펼치는 박재현을 극찬했다.
엔트리 선발 기준에 대한 팬들의 '최근 성적 vs 3~4년의 꾸준함' 논쟁에 대해 윤석민은 단호하게 '최근 올 시즌 성적'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결국 우승을 해야 하므로 컨디션이 떨어져 있으면 메달을 따지 못할 확률이 올라간다"라며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윤석민은 "2006년 도하 때는 성적이 좋아서 뽑혔지만 참사로 끝났고, 금메달을 땄던 2010년 광저우 때는 정작 내 시즌 성적이 정말 안 좋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당시 문학구장에서 문을 때려 손가락 골절이 있었고 사구 사건까지 겹쳐 멘탈이 바보가 됐었다. 그런데도 조범현 감독님이 '같이 가서 좀 도와달라'며 뽑아주셨다. 내 멘탈을 회복시켜 주려는 조치였기에 엄청난 책임감을 느끼고 최선을 다했다"고 아찔했던 비화를 털어놨다.
대회가 열릴 일본 나고야의 환경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윤석민은 "카타르 도하 때는 사막 한가운데 황무지에 철로 만든 야구장이 있어 바람이 20~30m씩 공을 밀어내 이지 플라이가 홈런이 되기도 했다. 음식 향신료 때문에 맥도날드만 주구장창 먹어 트랜스 지방이 쌓였다"고 회상하며, "나고야는 라멘에 주먹밥만 나와도 식사가 해결되고 선수촌이나 구장 환경이 쾌적해 선수들에게 가장 좋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그 중단 없이 치러지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두고 팬들 사이에서는 차출 기피와 병역 혜택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윤석민 역시 "병역 관련 이슈는 아무리 잘 설명하려고 해도 항상 논란이 되고 말하기 조심스럽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베테랑 에이스가 내린 결론은 심플했다. 윤석민은 "결국 국가대표는 당당하게 성적으로 자격을 부여받아 뽑히는 게 가장 합리적이다. 공정하게 뽑혀서 가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강조하며 "우승을 하면 사실 병역 논란은 지워지는 편이지만, 우승을 못 하면 논란이 확대돼 그 피해가 고스란히 팀에 간다. 무조건 가서 우승하고 오면 된다"며 나고야로 향할 후배들을 향해 묵직한 응원의 메시지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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