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어떻게든 지키고 싶었어요."
한화 이글스의 68번 박준영(24)은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7-7로 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마무리투수 이민우가 8회말 올라와 다소 흔들렸던 상황. 박준영은 경기를 책임져야 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선두타자 빅터 레이예스에게 볼넷을 내주고 최항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롯데 전민재는 번트를 시도했다. 박준영의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상단으로 향했고, 전민재의 방망이에 맞은 공은 높게 떠 허인서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이어 김민성을 내야 인필드 플라이로 잡으면서 한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손호영 타석에서 던진 슬라이더가 빠지면서 몸에 맞았고, 만루 위기에 몰렸다.
정보근과의 승부. 직구 세 개로 파울-헛스윙-파울을 잡아내며 2S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았다. 마지막에 던진 커브가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절묘하게 걸치면서 삼진이 됐다.
10회초 한화는 두 점을 뽑아내면서 승리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박준영은 10회말 아웃카운트 두 개를 빠르게 지웠다. 고승민에게 홈런을 맞으며 한 점을 줬지만, 리드는 유지됐다. 그러나 김동혁과 최항을 각각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면서 다시 한 번 끝내기 위기. 그러나 전민재를 투수 땅볼로 직접 잡아내면서 승리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박준영은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올리게 됐다.
경기를 마친 뒤 박준영은 "불펜으로 좋은 모습을 못 보여줬는데 꼭 이기고 싶었다. 어떻게든 두 점 차 승리를 지키고 싶었다"고 했다.
승부처가 됐던 9회말 무사 1,2루 번트 상황. "번트가 나왔을 때 절대 쉽게 주지 말고 강한 공을 던져서 높게 뜬공이 나오도록 유도하려고 했다. 생각처럼 나와서 기분 좋았다"고 했다.
아울러 9회말 2사 삼진에 대해서는 "커브에 자신감이 있었다. 앞에 빠른 공을 보여줘서 이 공에 자신감이 있었다. 아마 내가 잡았던 삼진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을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2일 두산전 선발투수로 나왔던 박준영은 이날 불펜으로 대기했다. 선발 황준서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먼저 몸을 풀기도 했다. 그러나 황준서에 이어서는 96번 박준영이 먼저 올라갔고, 68번 박준영은 마지막에야 올라가게 됐다. 박준영은 "초반에도 준비를 했었다. 컨디션이 좋은 투수가 먼저 나갔는데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해 집중하고 있었다"라며 "제발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안 했다"고 밝혔다.
박준영의 최고 장점은 스트라이크존으로 공을 던질 수 있어 확실하게 승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박준영은 "홈런 맞아도 1점 차니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전력 투구를 많이 했다. 그게 힘이 들어갔던 거 같다"라며 "오늘은 타자들 덕분에 이겼다. 아니면 패전 투수가 됐을 수도 있다. 너무 고맙다"고 했다.
2026년 육성선수로 입단한 박준영의 첫 승은 지난달 10일 LG전 선발승. KBO리그 최초 육성 선수 데뷔전 선발승이다. 그리고 구원승으로 두 번째 승리를 올리게 됐다. 박준영은 "어떤 보직이든 팀에서 필요한 상황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고 던질 수 있다. 1군에 오래 있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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