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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가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평가위원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수원-KT 10구단 주체로 정하고 이번 주 임시 총회에 관련 안건을 상정키로 했다.
그동안 관례를 보면 총회에서 번복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수원-KT가 10구단을 사실상 유치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KT 관계자는 "총회에서 최종 승인이 떨어질 때까지 10구단과 관련해서 어떤 의견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KT 내부적으로 경거망동을 유의하라는 지침도 내려졌다는 얘기도 들려나온다. KT가 이처럼 주변에서 승리를 인정하는데도 되레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우선 경쟁을 벌였던 전북-부영측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다.
KT는 "평가위원회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쁨을 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선의의 경쟁을 펼치다가 아쉬움을 삼키게 된 전북-부영 쪽을 생각하면 무작정 기쁘다는 내색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전북-부영 측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감정적으로 마음이 상한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난 과거와 서운한 심정은 모두 덮어야 한다.
"10구단 경쟁이 치열했던 것은 그만큼 양측의 한국야구 발전에 대한 열망이 컸기 때문아닌가. 10구단을 통한 한국야구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서로 끌어안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오히려 평소보다 더 겸손한 자세로 언행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그래서 10구단 사실상 승리라는 주변의 축하에 덩달아 경거망동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더불어 KT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어 온 선배 구단에 대한 예의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KT의 10구단 최종 승인을 결정하는 총회는 9개 구단 구단주들이 참석한다. 최고 의사결정권을 가진 기구다.
이사회에서 올린 안건이 뒤집히는 경우는 없다치더라도 미리 축배를 드는 것은 총회라는 최고기구를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표정관리 잘못했다가 괘씸죄에 걸리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우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총회의 최종 결정까지 겸허하게 기다리는 것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10구단으로 프로야구에 발을 들여놓는 새파란 후배기업으로서 갖춰야 할 당연한 예의이기도 하다.
KT는 "앞으로 총회에서 우리쪽으로 최종 승인이 나더라도 신중한 자세를 여전히 고수할 생각이다"면서 "경쟁했던 상대를 존중하고 선배 9개 구단의 의견을 경청하며 겸손하게 창단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