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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BC 대표팀 사령탑 삼성 류중일 감독이 15일 출정식에서 기자들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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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이 15일 공식 출정식을 가졌다.
이날 협찬사인 나이키의 주최로 열린 유니폼 공개 행사에서 대표팀 사령탑인 삼성 류중일 감독은 "우승이 목표"라고 분명히 말했다. 한국은 지난 2006년 제1회 WBC에서 4강에 오르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2009년 제2회 대회에서는 결승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0년대 이후 숨죽이고 있던 한국 야구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기회가 WBC였다. 그러니 류 감독의 다짐처럼 이번 3회 대회에서 한국은 적어도 '4강 이상의 성적을 내야 그동안 쌓아놓은 한국 야구의 브랜드 가치가 깎이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서다.
하지만 상황은 그다지 좋은 편이 못된다. WBC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마운드의 높이가 그다지 시선을 끌지 못하기 때문이다. WBC와 올림픽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류현진 김광현 봉중근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기 때문에 애국심 따위를 논할 상황은 못된다. WBC같은 단기전의 국제대회는 투수진 전력이 성적의 절대적인 변수라고 봤을 때 지난 두 차례 WBC에 비해 한국은 불리한 상황에서 대회를 치러야 한다.
이번 3회 대회가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는 막 중흥기에 접어든 프로야구의 흥행과도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번 WBC에서 팬들의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냈을 경우 이어지는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 가뜩이나 저변이 약화되고 팀수는 늘어나 경기의 '질'을 운운하며 프로야구의 상품성에 위기가 찾아왔다는 시선들이 많은 상황에서 국제대회의 성적이 나쁠 경우 시선이 분산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같은 위기 상황은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관중 700만명을 동원한 기세를 이어가려면 이번 WBC 성적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지난 2006년 한국은 예상을 뒤업고 일본, 미국,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등 야구 선진국들을 물리치고 4강까지 올랐다. 그러나 당시 WBC의 신화는 흥행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직전 시즌 338만명이었던 관중 규모는 오히려 304만명으로 줄었다. WBC 효과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2007년 400만명을 넘어선 프로야구 관중규모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기점으로 폭발하기 시작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끈 당시 올림픽 대표팀은 9전 전승의 신화를 창조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엽의 홈런을 비롯해 대표팀 멤버들은 투혼을 불사르는 플레이로 야구를 외면했던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해 8월 올림픽이 끝난 뒤 계속된 페넌트레이스에서 프로야구 관중은 525만명까지 늘어났다. 베이징올림픽이 야구 흥행을 촉진시킨 결정적 국제대회였던 셈이다.
이어 2009년 제2회 WBC에서 한국은 결승까지 진출하며 페넌트레이스를 앞둔 야구팬들의 구미를 자극했다. 김인식 감독을 앞세운 한국은 비록 결승에서 일본에 무릎을 꿇었지만, 엷은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1회 대회 4강과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해 프로야구는 관중 592만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이어 2010년 592만8626명으로 다시 한번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한 프로야구는 2011년 681만명을 동원하며 르네상스를 이어갔고 지난 시즌에는 마침내 700만명 고지를 넘어섰다.
국제대회를 계기로 프로야구 흥행을 이어가겠다는 것은 그다지 훌륭한 마케팅 기법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WBC의 성적이 큰 변수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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