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의 '나비 효과'가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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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현은 2005년 12승(9패)에 평균자책점 3.38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2006년에도 100이닝 이상(107⅓이닝)을 던지며 8승(6패)을 따냈다. 하지만 2007년 이후 수술과 재활, 군복무 등으로 지난해까지 무려 6년 동안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아직 신승현은 30세밖에 되지 않았다. 투수로서는 한창 물이 오를 시기다. 게다가 부활의 조짐도 보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 전 소속팀 SK의 스프링캠프를 착실히 소화하며 재기를 위한 준비를 다져나갔다. 결국 플로리다 1차 캠프에서는 선발 경쟁후보로 낙점받았고,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도 연습경기 선발로 나서기도 했다.
비록 신승현은 최종적으로 SK에서 선발 경쟁에서 밀린 탓에 1군에 설 기회를 잡지는 못했다. 그러나 KIA에서는 다른 보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KIA의 사이드암스로 투수계보의 허리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KIA 사이드암스로 계보에는 베테랑 유동훈(36)과 신인 박준표(21)가 있다. 그런데 둘의 경력차가 너무 크다. 빠른 77년생인 베테랑 유동훈의 체력이나 컨디션이 저하되면 박준표가 그 공백을 메워야 하는데, 경험이 너무 적다.
때문에 신승현이 이 두 투수 사이에서 꽤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동훈을 보조하면서 동시에 박준표에게 경험을 전해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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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의 후폭풍은 또 다른 기회를 창출하기도 한다. 직접적인 트레이드 대상자가 아니었더라도 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 '나비 효과'가 일어나는 셈이다. 만약 KIA에도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 효과의 가장 큰 수혜자는 외야수 이준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
KIA는 외야수와 투수를 SK에 보내는 대신 투수만 2명을 받았다. 그래서 투수 자원이 1명 늘어난 대신, 야수 자원은 1명 줄었다. 이런 딜은 다분히 손목 부상을 당한 외야수 김주찬의 5월말 복귀를 가정했기 때문에 이뤄질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부터 김주찬이 정작 돌아오기 전까지는 외야수진에 공백이 생긴다. 게다가 꽤 길다. 선 감독은 "김주찬은 이르면 5월 하순 정도에 돌아올 것 같다"고 했다. 김주찬의 복귀 시점을 25일 전후로 봤을 때 약 20일간의 공백 기간이 발생한다.
김상현이 빠진 뒤 KIA 1군엔트리의 외야수 엔트리에는 이용규-신종길-나지완-김원섭 만이 남았다. 보통 한 팀은 5명 정도의 외야수로 1군 엔트리를 구성하게 된다. 한 자리가 비었기 때문에 채워넣어야 한다. 원래는 김주찬의 자리지만, 그가 확실히 오기 전까지는 '무주공산'이다.
그 자리에 들어갈 가장 유력한 후보가 바로 이준호다. 2010년 신고선수로 KIA에 입단했던 이준호는 지난해 '신데렐라 맨'으로 불렸다. 주전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나가떨어진 상황에서 기회를 얻어 지난해 113경기에 나와 타율 2할2푼7리 21타점 4도루를 기록했다. 크게 두드러진 수치는 아니지만, 100경기 이상 나와 공수에서 제 몫을 해줬다. 선 감독도 그런 이준호를 크게 신뢰하고 있다. 이준호의 연봉이 지난해 2600만원에서 올해 7000만원으로 훌쩍 오른 것은 바로 이런 공헌도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넘치는 외야에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김주찬이 합류한 뒤 신종길의 잠재력까지 터지면서 KIA외야는 주전급 선수들로 가득채워졌다. 선 감독 역시 그래서 "외야에 자리가 없다보니 이준호가 기회를 못 얻고 있다"며 아쉬워했었다. 그런 찰나에 트레이드로 외야에 빈자리가 생긴 것이다.
수비가 안정적이고 발도 빠른 이준호는 이 자리에 들어가 대수비나 대주자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그런식으로 나서다 또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주전급으로 도약하지 말란 법이 없다. 과연 이준호가 자신에게 또 다시 주어진 새 기회를 잘 살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