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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은 죽지 않았다.
11일 포항구장에서 벌어진 KIA와의 라이벌전에서 모처럼 불꽃 방망이를 휘두른 것이다.
이승엽은 이날 시즌 3호 솔로포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하지만 이승엽은 타순이 바뀌지도, 선발 라인업에서 밀리지도, 지명타자와 1루수를 오가는 역할이 바뀌지도 않았다.
류중일 감독의 믿음 때문이었다.
류 감독은 그동안 "날씨가 풀리면 서서히 나아질 것이다. 누가 뭐래도 이승엽 아닌가. 중심타자로서 언젠가 한방 능력을 보여줄 것이다"라며 이승엽의 부진에 대해 초연한 자세를 보였다.
이런 믿음이 통했을까. 체감온도가 섭씨 30도에 육박하는 등 올 들어 최고 더위가 찾아든 포항에서 만원관중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1회부터 이승엽의 부활포가 시작됐다. 이승엽은 1회말 1사 2루에서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선취 적시타를 때리며 맹활약을 예고했다.
이 덕분에 기선을 잡은 삼성은 4회말 채태인의 우중월 투런홈런을 앞세워 두 발짝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이승엽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서더니 KIA 선발 소사의 낮은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비거리 125m짜리 대형아치를 그렸다.
삼성은 계속된 1사 1,3루 공격에서 조동찬 타석때 소사의 폭투로 1점을 추가한 뒤 김상수의 2타점 적시타를 앞세워 7-0으로 훌쩍 달아났다.
이쯤되면 삼성이 이미 승리를 사실상 확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불이 붙은 이승엽의 방망이는 꺼질 줄 몰랐다.
7회말 선두타자 정형식의 볼넷에 이어 등장한 이승엽은 좌중간 깊숙히 꽂히는 2루타를 또 쳐내며 타점을 추가했다.
통산 348개째 홈런으로 역대 통산 최다홈런(양준혁·351개) 신기록에 바짝 따라붙은 이승엽은 "타율이 2할대인데 홈런같은 거 눈에 안들어온다. 타율부터 끌어올려야 한다"며 초심으로 돌아갔다.
끝까지 믿음을 줬던 류 감독은 "마침내 이승엽이 상승세로 접어든 것 같다. 우리팀에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며 제자의 부활을 끌어안았다.
포항=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