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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동생과 같이 편해서 더 좋아요."
관광 가이드로 일하고 있는 이승하씨(40)는 "교민뿐만 아니라 한국 관광객도 아예 류현진 경기를 필수코스로 잡을 정도"라고 전했다. 한인 사회에 퍼지고 있는 류현진의 인기가 일종의 '신드롬'처럼 보였다. 그래서 13일(한국시각) 류현진이 애리조나전에 선발 등판한 LA 다저스타디움을 찾았다.
그런데 이 광경이 5일에 한번씩 펼쳐진다고 한다. 교민 김영현씨는 "류현진의 선발 등판날에 교민들이 많이 모이는 식당에는 저녁과 술 한잔을 하며 단체 응원을 하는 모습이 일반적이 모습이 됐다"며 "덕분에 지인들을 더 자주 만나게 됐다. 또 교민사회가 더 끈끈해진 것 같다"고 했다.
한인 택시기사 이창희씨(57)는 "류현진 덕분에 매출액이 10~15% 정도 늘어난 것 같다. 대부분의 식당도 비슷할 것이다"며 "LA 다저스도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 평균관중이 3000명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교민들이나 한국 관광객들이 그만큼 많이 찾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창출효과보다는 교민들이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이 무척 커졌다. 택시를 이용하는 미국인 가운데 대략 20% 정도와 류현진 경기 얘기를 나눈다.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모습만 봐도 속이 시원하다"며 웃었다.
류현진이 더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특유의 격의없는 성격 때문이기도 하다. 이승하씨는 "아는 형님이 분식집에서 류 선수를 만났는데, 식사를 마친 후 밖에 나와 스스럼없이 담배 한개피를 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선수인데 흡연이 상관없냐'라고 형님이 묻자 류 선수는 '전 투수라서 괜찮아요'라며 해맑게 웃었다고 한다. 이런 친근함 때문에 교민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다. 마운드 위를 호령하면서도 그라운드를 벗어나면 옆집 동생처럼 느껴지는 편안함은 류현진의 가장 큰 매력이 되고 있다.
다저스타디움도 'RYU' 세상
다저스타디움에서 류현진의 인기를 가장 먼저 실감할 수 있는 곳은 기념품 매장이다.
물론 최근 쿠바특급 푸이그가 맹위를 떨치면서 잠시 뒤로 밀리기는 했지만, 류현진의 이름이 박힌 유니폼은 매장 입구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매장 직원은 "얼만큼 팔리는지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가장 '핫'한 아이템임은 분명하다. 특히 오늘처럼 선발 등판하는 날에는 더욱 잘 팔린다"고 말했다. 매장에는 원투펀치인 류현진과 커쇼, 푸이그 티셔츠가 나란히 걸려 있었다.
친구와 미국 서부여행 중에 다저스타디움을 찾았다는 이현재씨(30)는 "류현진이 등판한다고 해서 일부러 찾았다"며 200달러가 넘는 유니폼을 구입했다.
경기 전 그라운드로 내려가니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이 와 있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다저스 감독대행도 지냈다. "류현진을 직접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는 로이스터 감독은 "한국에 있을 때도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잘 던질 것이라 확신했는데 역시 그랬다. 두려움이 없는(No Fear) 성격이 성공의 비결인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류현진은 초반 제구력 난조로 고생했지만 집중력을 발휘해 경기를 끌고 갔다. 류현진에게 찬사가 쏟아진 것은 5회말. 1-3으로 뒤진 2사 2루에서 류현진이 우익수쪽 1타점 3루타를 터트리자 관중석은 물론, 기자석에서도 함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육중한 몸으로 얼굴이 벌개지도록 3루까지 내달리는 류현진의 귀여운(?) 모습에 관중들은 박장대소했다.
이날은 4등급으로 나뉘어진 다저스 경기 중 가장 낮은 '1스타(star)' 경기일이었다. 공휴일도 아니고 상대팀도 라이벌이 아닌데다, 나눠주는 선물도 없었다. 하지만 4만1927명이 경기장을 찾아 한국산 에이스의 호투를 지켜봤다.
가족과 함께 다저스타디움을 찾았다는 폴 제임스씨는 "류(RYU)의 투구는 늘 인상적이다. 게다가 데뷔 첫 3루타에 4개의 병살타 등 많은 볼거리를 줬다. 투타에서 모두 훌륭하니 더욱 재밌었다"고 했다.
박찬호 이후 10여년 만에 다시 등장한 새로운 '코리안 특급' 덕에 다저스타디움은 또 다른 활력소를 찾았다. 다저스 팬은 물론, 교민 사회까지 덩달아 신이 났다.LA=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