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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프로야구 SK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 7회 1사에서 조동찬의 2루타를 펜스 플레이 하던 SK 김상현 좌익수가 펜스와 충돌하며 볼을 놓쳤다.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김상현.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6.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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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에 했어야 할 일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선수생명을 위협하는 야구장 안전펜스 개선을 위해 나섰다.
문체부는 25일 '열악한 국내 프로야구장 펜스 교체하기로 결정'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함께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국내 프로야구장 외야펜스를 전면 교체, 보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열악한 야구장 펜스 시설은 그동안 프로야구 경기 중 선수들이 부상당하는 주요 원인이었다'면서 '문체부와 KBO는 시설 관리 주체인 지방자치단체와 9개 구단의 협조를 얻어 7월 중 프로야구장 펜스 교체 계획을 구체화하고 이를 추진해 나간다'고 덧붙였다. 국내구장 안전펜스에 대한 문제점이 집중적으로 지적되고, 이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자 정부가 구체적인 대안 마련에 나선 것이다.
펜스의 공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화 정원석이 지난해 4월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전에서 수비 중에 펜스에 부딪혀 오른손 엄지가 부러졌다. 이 사고로 시즌을 마감한 정원석은 은퇴할 수밖에 없었다.
SK 이명기는 지난달 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펜스 충돌로 왼쪽 발목 인대를 다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롯데 정 훈은 5월 3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펜스에 충돌해 정신을 잃고 들것에 실려나갔고, 지난 9일 두산 오재원은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전 때 1루 파울지역 펜스에 무릎을 부딪혀 교체됐다. 이들 뿐만 아니라 KIA 이용규, 두산 정수빈, 한화 강동우 등 각 구단의 간판급 외야수들이 펜스 충돌로 오랫동안 고생을 했다.
스포츠조선은 그동안 안전펜스의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지난해 4월 정원석의 외야펜스 충돌사고를 계기로 '야구장의 흉기 외야펜스, 딱딱할 수밖에 없는 이유 있었다<2012년 4월 17일자 보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펜스의 안전성 문제를 심도있게 지적한 바 있다. 지난 6월 11일자에서는 '흉기펜스 보강이 아닌 파괴가 필요하다'고 촉구했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문체부에 보고하기 위해 작성한 '국내 프로야구장 안전펜스 실태조사 보고서'를 단독입수해 2회에 걸쳐 총체적인 문제점을 다뤘다. 또 19일과 20일자에서 이틀 연속으로 대다수 안전펜스의 설치·관리 실태가 기본적인 기준에 못미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스포츠조선의 꾸준한 지적으로 야구계에 부실한 안전펜스를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마침내 문체부와 KBO가 나선 것이다. 우선 문체부와 KBO는 다음 달 중으로 미국 메이저리그의 경기장 시설에 관여한 전문가를 초청해 기술을 전수받고 안전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여기서 마련된 안전기준은 문체부가 장기적으로 '체육시설의 설치 이용에 관한 법률'에 관련 규정으로 포함해 시행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안전펜스 개선의 큰 걸림돌은 예산문제였다. 지자체들은 안전펜스 교체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열악한 지방재정 문제로 선뜻 나서지 못한 게 사실이다.
문체부는 지자체의 재정상황을 고려해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수익금과 각 구단 및 지자체 예산을 서로 조화시켜 2013시즌 종료 후(11월) 새로 마련된 안전기준에 따라 보완할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선수 안전이 최우선이며 이를 위한 펜스 안전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뜻을 모아 수립,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대책을 내놓은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안전펜스 개선운동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기술로 개발돼 공단의 인증을 받은 대안장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충돌안전 기술 전문업체인 C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에어댐핑안전펜스'는 지난 1월 공단 스포츠용품시험소의 충돌성능 시험평가에서 국내 최초로 1등급(★★★★★)을 획득했다. 이 펜스는 공단이 문체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소개된 것으로, 메이저리그 방식을 응용해 매트 사이에 특수 에어볼을 장착해 충돌에 의한 충격을 최소화한 것이라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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