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수비 오재원 이익수 + 글러브토스의 비밀

최종수정 2013-07-11 07:11

두산 오재원의 수비장면.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두산 오재원은 올 시즌 유독 화제를 몰고 다닌다. 시즌 전 10kg 이상의 몸무게 불렸다. 1m83, 75kg의 모델급 몸매는 우람해졌다. "빈약한 몸 때문에 생긴 핸디캡을 없애 같은 체급에서 붙고 싶었다"는 게 그 이유. 올해 극심한 경쟁체제인 두산의 내야진에서도 거의 붙박이다. 1루수와 2루수를 번갈아 가며 맹활약한다.

야구 센스만큼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수비력만큼은 가장 뛰어난 1루수'라는 전문가들의 극찬. 그런데 주 포지션인 2루수로는 더욱 승승장구다.

올해 두 차례의 '이익수' 수비. 수비 범위가 유독 넓었던 두산 고영민이 2루수와 우익수의 수비범위를 동시에 커버한다고 붙여진 이름. 올해 오재원이 NC 이호준과 삼성 채태인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2루 베이스 뒤 3~4m 지점에서 잡아 각각 타자주자와 3루주자를 아웃시켰다. 승부처에서 나온 것이라 더욱 값지다.

오재원의 이익수 수비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이 부분이 성립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다. 일단 독특한 수비 시프트다. 이익수 수비가 나오는 경우는 오재원의 수비 범위 자체가 매우 깊다. 게다가 1루보다는 2루 쪽으로 좀 더 치우쳐 있다. 어떤 경우 이런 수비 시프트를 설까. 오재원은 "분석을 통해 나름의 감을 잡는다"고 했다. 일단 발이 느리면서 강한 타구를 날리는 타자가 목표. 여기에 분석을 통해 우익수보다는 중견수 방면으로 타구를 날리는 빈도가 높은 타자를 타깃으로 설정한다.

두 가지 요소 중 또 하나는 오재원의 남다른 순발력이다. 올해 도루 3위(23개)를 달리고 있는 오재원은 센스와 스피드를 함께 갖췄다. 수비능력만큼은 최상급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당연히 수비범위가 넓다. 타구음과 동시에 동물적인 퍼스트 스텝을 밟은 뒤 빠른 순발력으로 타구를 쫓아간다. 당연히 오재원의 '이익수 수비'는 올해 내내 볼 가능성이 높다.

이것 뿐만 아니다. 환상적인 글러브 토스도 있었다. 찰나의 순간 아웃과 세이프가 갈리는 장면에서 수비수가 송구시간을 줄이기 위해 글러브로 포구한 뒤 그대로 다른 수비수에게 전달하는 수비방법. 당연히 승부처의 급박한 상황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달 28일 마산 NC전. 4-5로 역전당한 6회말 두산은 다시 1사 1루의 위기를 맞았다. 여기에서 점수를 빼앗기면 NC의 완벽한 흐름으로 경기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았다. NC 노진혁은 2루 베이스를 향하는 내야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오재원이 겨우 잡긴 했지만, 주자 모두 아웃시키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오재원은 곧바로 글러브 토스로 연결, 유격수와 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완성했다. 결국 NC의 상승세는 완전히 끊어졌고, 결국 두산이 6대5로 승리를 거뒀다.

이미 오재원은 두 차례의 환상적인 글러브 토스를 선보인 바 있다. 그것도 포스트 시즌에서 그랬다.


2010년 준플레이오프 4차전. 1승2패로 탈락위기에 몰린 두산이었다. 승부처에서 오재원의 흐름을 뒤집는 글러브 토스가 나왔고, 결국 두산은 4차전을 잡고 5차전까지 잡으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3회말 오재원은 기적과 같은 글러브 토스 수비로 경기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오재원이 글러브 토스를 사용한 것은 경희대 시절 부터다. 워낙 센스가 좋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익혔다. 그는 "고교 시절 기본기가 중요했기 때문에 글러브 토스를 할 수 없었다. 만약 글러브 토스를 하면 엄청난 야단을 맞을 분위기였다"고 했다. 사실 프로무대에서도 조직적인 글러브 토스 훈련은 하지 않는다. 투수들만이 상대의 스퀴즈 작전에 대응하기 위해 글러브 토스 반복훈련을 한다. 오재원은 "내야수 입장에서 글러브 토스는 그냥 감각적으로 하는 것이다. 급박한 순간에만 쓸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기본 훈련을 하는 게 더 낫다. 아마선수들에게는 추천해 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대전=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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