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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26명 모두 덕아웃으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한 곳을 바라봅니다."
LG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에서 8대1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 주말 넥센전 스윕패로 끊긴 10연속 위닝시리즈 행진을 다시 시작할 기세다. 지난 5일 LG는 목동에서 넥센에게 뼈아픈 10대12 역전패를 당했다. 기습적인 주루플레이에 당했다. 불펜을 풀가동한 경기라 충격이 두배. 여파는 주말 내내 이어졌다. 큰 힘 써보지 못하고 속절 없는 3연패.
LG 추락의 시작이 아니냐는 섣부른 전망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고개를 들었다. 또 다시 DTD란 말이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7.5참사'라는 말까지 돌았다. 설상가상으로 평균자책점 1위 투수진을 이끌던 차명석 투수코치가 갑작스러운 수술로 입원하며 공백이 생겼다. 한마디 말은 칼보다 무섭다. 부담감으로 이어지고 징크스를 만들 수 있다. 두 배의 노력으로 떨쳐내야 할 부정적 사고방식. 사령탑과 고참을 중심으로 수습에 나섰다. LG 김기태 감독은 9일 NC전에 앞서 "3연패 했다고 위험한 것은 아니다. 매 경기 승패에 일희일비하면 야구 못한다. 선수, 코치 모두 문제 없다.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하면 된다. 어차피 쉽게만 할 수 없을거란 예상을 했었다"며 정면돌파를 다짐했다. 이병규를 중심으로 선수단도 뭉쳤다. 이병규는 "넥센전 마지막 경기는 잘 진 경기였다. NC전에 앞서 후배들에게 3시간만 즐기고 집에 가자고 했다. 우리 팀에는 이길 수 있다는 희망과 확신이 있다"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최고참이 먼저 나서서 희망을 전파하자 후배들은 입을 모았다.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말의 힘은 무서웠다. 4일 휴식으로 푹 쉬고나온 NC 어깨들을 상대로 예상대로 힘든 경기가 펼쳐졌다. 타격 사이클도 떨어져 있던 시점. 하지만 신정락은 "어깨를 팀에 바치겠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 8이닝 1실점의 혼신의 투구를 펼쳤다. 고참 이진영이 연장 승부를 끝내기 안타로 종지부를 찍었다.
둘째날인 10일 NC전. 직전 등판에서 초반에 무너졌던 리즈는 다른 투수로 변했다. 초반부터 "전 경기에서 볼넷이 많아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최고 시속 160㎞의 광속구를 앞세워 7이닝 2안타 1실점. 볼넷은 단 2개 뿐이었다. 박용택은 적시에 짧은 스윙으로 호투하던 손민한으로부터 쐐기 싹쓸이 2루타를 뽑았다. '나보다 팀이 우선'이 이미 팀 전체에 스며든 지 오래. 전체를 위한 개인이 뭉친 LG. 더 이상 지난 10년간 실패의 역사를 반복해온 모래알 팀이 아니었다. LG 선수단에게 DTD는 더 이상 두려움의 단어가 아닌 조롱의 단어가 되고 있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