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랜드 최악 피칭, 우천연기 때문인가

기사입력 2013-08-07 21:38


한화 투수 이브랜드가 7일 SK전에서 4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하다 5회 갑작스럽게 난조를 보이며 대량실점을 했다. 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

3번 연속 선발 예고는 무리였을까. 한화 외국인 투수 이브랜드가 8일만의 등판에서 부진을 보였다.

이브랜드는 7일 청주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4안타를 맞고 6실점했다. 볼넷은 2개를 내줬고, 삼진은 5개를 솎아냈다. 4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치던 이브랜드는 5회 들어 급격히 흔들리며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하고 한꺼번에 6점을 줬다. 이브랜드가 5회를 채우지 못한 것은 지난달 3일 잠실 LG전(4⅓이닝) 이후 처음이다.

4회까지는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투구였다. 단 한 타자도 내보내지 않는 눈부신 피칭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SK 타자들은 이브랜드의 직구와 체인지업에 전혀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연속 범타로 물러났다. 4회에는 정근우 조동화 최 정을 모두 직구로 삼진 처리하는 위력을 발휘했다. 몸쪽과 바깥쪽 가릴 것 없이 제구력도 완벽했다.

그러나 5회 들어서 선두타자 박정권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갑작스럽게 난조를 보였다. 무사 1루서 이재원에게 직구를 가운데로 던지다 우중월 투런포를 얻어맞았고, 김강민과 김상현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고 다시 위기에 몰렸다. 정민철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가 진정시켰지만, 박진만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맞고 다시 2점을 헌납했다. 이브랜드는 무사 2루서 정상호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황재규로 교체됐다.

잘 던지다 왜 한 순간 무너졌을까. 4회까지 던진 공은 49개로 투구수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불만이 있었던 것은 더욱 아니다.

이브랜드가 마운드에 오른 것은 지난달 30일 목동 넥센전 이후 8일만이었다. 이날 SK를 상대로 등판한 이브랜드로서는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다. 비와의 '악연'이라는 이야기다. 원래 이브랜드는 지난 4일 창원 NC전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다. 그런데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이동일인 5일(월요일)을 거쳐 6일 청주 SK전에 선발로 또다시 예고됐다. 하지만 이 경기 역시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취소되면서 이브랜드는 7일 경기에 다시 선발로 나서게 된 것이다. 선발 등판 준비를 3번이나 하고 마운드에 올랐으니 컨디션이 썩 좋을 리 없었다. 보통 선발투수는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될 경우 하루 정도만 더 등판을 준비한다. 즉 선발 예고를 두 경기 연속으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두 경기가 연속으로 취소되면 3일째는 선발투수를 바꾸는 것이 관례다. 이브랜드가 3경기 연속 선발로 예고된 것은 사실 이례적인 일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브랜드는 "별 문제 없다. 컨디션은 괜찮다"며 등판을 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고 한다. 전날까지 한화는 우천으로 13경기가 취소됐다. 이 가운데 7경기가 이브랜드가 선발로 예정됐던 게임이다. 비와의 인연이 특별한 몇 안되는 투수중 한 명이 이브랜드다.

선발투수는 보통 등판을 앞두고 이틀 전 불펜피칭을 통해 어깨를 풀어놓는다. 그러나 해당 경기가 취소될 경우 다음날 등판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불펜피칭은 가급적 피한다. 그러나 이틀 연속 경기가 취소되면 어깨를 또다시 풀어야 하는 까닭으로 아예 등판 일정을 한 차례 건너뛰는 것이 보통이다. 이브랜드는 3번 연속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위험성을 안고 마운드에 올라 결과적으로 최악의 피칭을 하게 된 셈이다.
청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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