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현재 한국 프로야구 홈런 랭킹 1위는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와 SK 와이번스 최 정. 둘은 나란히 90여 경기에 출전해 23개의 홈런을 터트려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가 22개로 뒤를 따르고 있다. 이들은 이번 시즌 30홈런 이상을 터트릴 수 있을까. 지난해 박병호는 31개를 기록하며 홈런왕을 차지했다. 그런데, 올시즌 일본 프로야구 홈런 레이스를 보면 한국야구 홈런레이스는 조금 시시해 보인다.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강타자 블라디미르 발렌틴이 21일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서 43, 44호 홈런을 터트렸다. 1회 선제 2점 홈런을 때린 발렌틴은 5회 다시 1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홈런 두방이었다. 44홈런은 2009년 로베르토 페다지니, 2004년 이와무라 아키노리가 보유하고 있는 야쿠르트 한시즌 최다 홈런기록. 30여게임을 남겨놓고 타이기록을 세운 것이다. 발렌틴은 카리브해의 네덜란드령 큐라소 출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네덜란드 대표로 나섰던 바로 그 선수다.
무시무시한 홈런 페이스다. 발렌틴은 올시즌 야쿠르트가 치른 106경기 중에서 93경기에 출전했으니, 경기당 0.47개 꼴로 홈런을 때린 셈이다. 두 경기에 하나씩 대포를 가동한 것이다.
야쿠르트의 남은 경기는 38게임이다. 지금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60홈런까지 가능하다. 일본 프로야구 한시즌 최다 기록인 55개, 이승엽이 보유하고 있는 한시즌 아시아 기록 56개를 넘어설 수 있다.
일본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오사다하루(1964년·요미우리)와 터피 로즈(2001년·긴테스), 알렉스 카브레라(2002년·세이부)가 보유하고 있다. 로즈와 카브레라가 한시즌 최다 홈런기록에 도전했을 때, 상대팀 투수들의 집중견제에 시달려야 했다. 상대투수들은 정면승부를 하지 않고 볼넷을 남발했다.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 오사다하루의 기록을 외국인 선수가 깨게 내버려둘 수 없다는 생각이 만들어낸 현상이었다.
2011년 야쿠르트에 입단한 발렌틴은 첫 해와 지난해 31개의 홈런을 터트려 센트럴리그 2년 연속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발렌틴이 홈런을 터트릴 때마다 일본 프로야구가 후끈 달아오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