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득세 한국-대포강세 일본, 무엇이 차이를 불러왔나

최종수정 2013-08-29 06:19

새로운 라이벌로 떠오른 LG와 넥센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28일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 졌다. LG 리즈가 선발 등판 넥센 타선을 상대로 역투를 하고 있다. 리즈는 올시즌 25경기에 나와 8승 11패를 기록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3.08.28/

한국 프로야구와 일본 프로야구 구단 모두 외국인 선수가 팀 전력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정도에 따라 팀 성적이 오르내리기도 하고, 더 뛰어나고 더 위험부담이 적은 선수를 영입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외국인 선수를 뽑은 후에도 스카우트팀은 1년 내내 촉각을 곤두세운다.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는 즉흥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면밀하게 관찰하고 끊임없이 체크해 성공 가능성을 평가한다. 또 최종적으로 계약조건이 맞아야 한다.

이렇게 세밀한 과정을 거쳐 데려온다고 해도 물론,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현지 적응이라는 변수가 기다리고 있다. 외국인 선수를 '로또'에 비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선수보다 마이너리그를 전전했던 선수가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본 구단들이 한국에서 성공한 외국인 선수에게 손짓을 보내는 것도 아시아 야구에 적응을 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외국인 선수의 인기는 국내 선수에 비해 떨어진다. 아무래도 꾸준히 지켜봐온 국내 선수와 잠시 거쳐가는 외국인 선수는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가 발군의 활약을 펼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국내 선수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엄청난 파워를 보여 줄 때 팬들은 열광한다. 과거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던 펠릭스 호세, 두산 베어스를 거쳐간 타이론 우즈 등이 그랬다. 팬들의 머리에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는 외국인 선수는 투수보다 타자가 더 많다.

올시즌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의 외국인 선수를 보면, 뚜렷한 차이가 있다. 한국이 타자없이 투수로만 뽑은 걸 감안해도 말이다.

최근 일본 프로야구는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대포' 블라디미르 발렌틴의 소나기 홈런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발렌틴은 28일 주니치 드래곤즈전까지 112경기에서 51개의 홈런을 쏟아냈다. 팀당 144경기를 치르니, 산술적으로 66홈런까지 가능하다. '세계의 홈런왕' 오 사다하루(왕정치)가 보유하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 한시즌 최다 55홈런 기록 경신을 눈잎에 두고 있다.


야쿠르트의 홈런타자 블라디미르 발렌틴. 사진캡처=스포츠닛폰 홈페이지
카리브해의 네덜란드령 큐라소 출신인 발렌틴 말고도 올시즌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양대 리그 모두 외국인 타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파워가 넘치는 용병타자들이 타격랭킹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센트럴리그는 발렌틴과 도미니카공화국 국적의 브랑코(주니치), 두 거포의 경연장이다. 홈런 1위 발렌틴은 타율 3할3푼9리로 타격도 1위고, 108타점으로 타점 2위에 랭크돼 있다. 트리플 크라운까지 노려볼만 하다. 브랑코는 발렌틴에 이어 타격(3할3푼3리)과 홈런(33개) 2위이고, 타점(117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8월 28일 현재 타격랭킹 10위 안에 외국인 선수가 무려 6명이나 포진해 있다. 또 외국인 타자 3명이 홈런랭킹 5위 안에 들어가 있다.


퍼시픽리그 또한 센트럴리그 보다는 덜하지만, 외국인 타자들의 맹활약이 눈에 들어온다.

니혼햄 파이터스의 아브레유가 타격 9위(3할7리), 홈런(27개)과 타점(78개) 2위에 올라 있다. 이대호를 포함해 타격랭킹 10위 안에 4명의 외국인 선수가 포함돼 있다.

반면, 투수들은 타자들에 비해 존재감이 조금 떨어진다. 센트럴리그에서는 다승 공동 2위(11승)에 올라 있는 랜디 메신저(한신 타이거즈), 평균자책점 2위(2.28)에 랭크돼 있는 스탠리지(한신) 정도가 눈에 띈다.

퍼시픽리그의 다승과 평균자책점 1~5위는 모두 일본 국내 투수다. 일본에는 정교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를 갖췄고 수 싸움에 능하며, 볼끝이 좋은 투수자원이 풍부하다. 이에 비해 파워가 좋은 홈런타자가 부족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거포 영입에 신경을 쓰게 된다. 일본선수보다 체격조건이 좋고 힘이 뛰어난 용병타자들이 득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9개 구단이 예외없이 외국인 선수 쿼터를 모두 투수로 채웠고, 이들 대다수가 소속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투수 부문 순위표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선두를 쫓고 있는 두산과 8위 NC가 20일 잠실에서 만났다. NC 찰리가 선발 등판 두산 타선을 상대로 역투를 하고 있다.
잠실=김기범 인턴기자/2013.08.20/
찰리(NC·2.53)와 세든(SK·2.70),리즈(LG·3.12)가 평균자책점 1~3위에 올라 있다. 유먼(롯데·13승)이 다승 선두이고, 세든(11승)이 공동 2위, 니퍼트(10승)가 공동 4위다. 또 리즈와 세든은 각각 147개와 124개의 탈삼진을 기록, 이 부문 1~2위에 랭크돼 있다. 평균자책점 상위 10명 중에서 6명이 외국인 선수다.

외국인 타자가 강렬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일본과 투수가 돋보이는 한국. 여기에는 각기 다른 리그 상황이 반영돼 있다. 일본은 외국인 선수 보유수에 제한이 없고, 4명까지 1군 엔트리에 넣을 수 있다. 예전에는 야수 2명, 투수 2명으로 했는데, 지금은 한쪽 포지션으로 3명까지 쓸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신생팀 NC 다이노스가 3명, 다른 8개 팀이 2명의 외국인 선수를 가용할 수 있다. 투수자원이 빈약하고, 안정적이 전력 구축을 우선시하다보니 투수, 그중에서도 선발형 투수를 선호한다.

투수가 팀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아무래도 홈런타자보다 폭발적인 주목을 받기는 어렵다. 매일 등장하는 타자와 5~6일에 한번씩 마운드에 오르는 선발투수는 임팩트가 다르다. 안정적인 팀 전력 구축을 위해 투수를 우선시하는 것도 좋지만. 용병타자의 화끈한 홈런포를 보고싶어 하는 이들도 많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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