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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포, 마까지 떼고 붙어야 하네."
10일 목동구장에서 예정됐던 넥센전이 우천으로 취소되기 전이었다.
"선수 시절부터 장기, 바둑 등 잡기에도 능했다"는 류 감독은 현재의 팀 상황을 장기에 먼저 비유했다.
진갑용은 지난달 23일 대구 두산전에서 두산 타자 임재철의 파울 타구에 왼쪽 무릎을 맞은 적이 있다.
이후 진갑용은 며칠 휴식을 취한 뒤 정상적으로 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그 때 타구에 맞은 부위가 완쾌되지 않아 통증이 다시 심해진 것이다.
류 감독은 한숨을 내쉬며 "이제는 차, 포 떼고 붙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에서 차와 포를 떼고 붙으면 이길 확률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당연지사.
삼성이 그런 열악한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류 감독이 말한 '차'는 채태인이었다.
채태인은 부상으로 인해 장기간 결장하는 중이다. 채태인은 한 때 타격왕까지 바라볼 정도로 올시즌 삼성 타선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부상 공백으로 규정타석을 충족하지 못해 비운의 타자가 됐다. 채태인이 빠진 동안 삼성 타선도 크게 힘을 잃었다.
여기에 주전 포수 진갑용마저 빠지게 되자 류 감독은 차와 포를 잃었다고 한 것이다.
류 감독은 곰곰히 생각하더니 장기의 '마'까지 빠졌다고 했다. 류 감독에게 '마'는 주전 2루수 조동찬이다. 조동찬 역시 부상으로 인해 올시즌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장기판에서 말을 중요도에 따라 서열을 붙인다면 흔히 '차-포-마-상-졸'이라고 한다. 삼성은 장기판에서 서열 '1∼3위'의 말을 떼고 게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장기판에서 이들 3가지 말이 없으면 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행히 삼성은 이날 우천 취소로 불리한 한 경기를 간신히 모면했다.
그래도 류 감독의 수심은 잦아들 수가 없었다. 불리한 장기판 정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목동=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