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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2사 만루? 걸러야죠."
최근 한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엔 박병호 같은 '괴물'이 없었다. 단기전의 특성상 세밀한 작전이 많아지는 등 '스몰볼' 트렌드로 가면서 호쾌한 홈런포의 맛을 느끼기 힘들었다. 홈런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건 삼성 최형우 정도였다.
박병호는 이에 대해 "예전보다 히팅포인트가 뒤로 갔을 때 나오는 모습이다. 대처가 늦었을 때 그런 자세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사실 올시즌에도 박병호에 대한 상대의 집중견제는 이어졌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이를 이겨냈다. 치기 어려운 코스로 공이 들어왔을 때, 뒤늦게 공을 대처하는 노하우를 터득한 것이다. 히팅포인트가 완전히 뒤로 밀리는 상황에서도 힘으로 장타를 만들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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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치는 홈런이 많아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박병호는 올시즌 37개의 홈런 중 무려 17개를 우중간 혹은 우측 담장을 넘겼다. 박병호에게 '풀타임 2년차' 징크스는 없었다.
뒤로 기우뚱 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건 박병호가 상대투수의 견제를 이겨낼 정도로 타격감이 좋다는 말이다. 또한 박병호는 홈인 목동구장에 특화된 선수다. 올시즌 37개의 홈런 중 22개를 목동에서 쳤다. 그냥 박병호도 강한데 '목동 박병호'는 더욱 무섭다.
7일 열렸던 미디어데이에서도 두산 김진욱 감독은 박병호에 대한 경계심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사실 정규시즌 때 박병호에게 홈런 3개 맞고 충격이 컸다. 페넌트레이스는 그렇다 쳐도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선 박병호의 존재가 크다. 맞으면 안 되니까 정면승부를 하되, 박병호가 칠 수 없는 곳에 던지도록 주의를 주겠다"고 말했다.
그런 김 감독도 9회말 2사 만루 결정적 상황이 닥치면 박병호를 거르겠다고 했다. 두산이 얼마나 박병호를 경계하는 지 알 수 있는 장면이다.
박병호는 미디어데이에서 "상황을 봐야겠지만, 만약 나에게 실투가 오고 승부가 온다고 생각을 하면 과감하게 타격하겠다. 하지만 나뿐만 아니라 내 뒤에 있는 선수들도 강하다. 나를 피하면 오히려 더 큰 화를 부를 것 같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박병호 뒤에는 김민성 강정호 등 해결 능력을 갖춘 타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과연 두산의 박병호 해법은 무엇일까. 또 '괴물타자' 박병호가 첫 포스트시즌에 어떻게 대처할까.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박병호 시리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