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박병호 효과' 넥센, 6,7,8 새 클린업 비중↑

기사입력 2013-10-09 08:41



사실 야구에서 6,7,8번타자는 스포트라이트에서 다소 멀어져 있다. '별칭'만 봐도 알 수 있다. 선두에 서서 찬스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1,2번타자는 밥상을 차린다는 의미에서 '테이블세터'라는 별칭이 붙어있다. 3,4,5번타자는 차려 놓은 밥상을 먹어치우는 의미로 '클린업트리오'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 뒤엔 그저 '하위타순'일 뿐이다.

하지만 넥센의 경우는 오히려 6~8번 타순에서 찬스가 많이 걸린다. 염경엽 감독 역시 정규시즌 때부터 "우리 팀은 박병호 이후 하위타선에 찬스가 많이 걸린다. 하위타선 구성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고 말해왔다.

이유는 역시 박병호다. 4번타자 박병호에 대한 상대의 집중견제. 무려 92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압도적인 볼넷 1위를 기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주자가 득점권에 나가면 더욱 심해진다. 박병호에게 '한 방'을 얻어맞았다간 금세 대량실점이다. 박병호는 올시즌 득점권에서 무려 47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역시 독보적인 1위다.

좋은 공은 주지 않는다. 조금만 몰려도, 조금만 높아도 여차 하면 넘어간다. 결국 정면승부를 피하고 좋지 않은 공만 던지게 된다. 자연스레 볼넷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박병호가 볼넷으로 출루한다면, 이제 5번타자부터 해결사 역할을 하게 된다. 만약 박병호가 선두타자였다면, 하위타순이 해결사 역할을 해야할 수도 있다. 즉 3~5번타자가 테이블세터 역할을 하고, 6~8번타자가 두번째 클린업트리오로 나서게 되는 것이다.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8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3회말 2사 2,3루 넥센 박병호가 타석에 서자 두산 배터리가 고의 사구로 걸르고 있다.
목동=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0.08/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그 역할은 중요하다. 특히 '박병호 시리즈'라고 부를 만큼, 1차전부터 왜 박병호가 무서운지 보여줬다. 박병호는 자신의 생애 첫 포스트시즌 타석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데뷔 타석에서 홈런은 포스트시즌 역대 10번째, 준플레이오프 사상 4번째다. 1회 첫 타석부터 강렬했다.

결국 두산 벤치는 3회부터는 박병호를 피했다. 3회말 2사 2,3루에서 고의4구로 1루를 채웠고, 6회엔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와 정면승부를 피하고 고의성 짙은 볼넷을 내줬다.

박병호 다음 타자들은 어땠을까. 염 감독은 경험이 부족한 김민성 대신 강정호를 다시 5번타자로 내세워 상대의 박병호 견제에 대비했다. 하지만 강정호는 4타수 무안타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5번타자에 대한 고민은 시리즈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염 감독 역시 경기 후 "정호가 언젠간 쳐줄 것이라 기대한다"며 "상대 데이터에 따라, 상황에 따라 5,6번 타순은 유동적이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두번째' 클린업트리오는 어땠을까. 5번에서 6번으로 내려간 김민성은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7번 지명타자로 나선 이성열은 3타수 1안타 1타점. 결승타가 될 뻔한 6회 적시타를 날렸다. 8번 문우람은 경험부족 탓인지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고전했다.

강정호와 김민성이 번갈아 맡을 5,6번타자처럼 7,8번 역시 유동적이다. 하위타선의 클린업트리오 효과를 극대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7,8번 타순 역시 상황에 따라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이성열 문우람에 넓게 봐서 유한준 오 윤까지 잠재적 후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넥센과 두산의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8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2사 2루 넥센 이성열이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1타점 재역전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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