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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악순환의 고리를 힘겹게 끊었다. 그래서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는 3차전 승리다.
사실 두 팀 모두 경기내용은 좋지 않았다. 특히 두산은 1, 2차전과 마찬가지로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7회 김민성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13회까지 두 팀은 치열한 힘대결을 펼쳤다. 매회 주자가 출루했지만, 후속타자의 범타로 좋은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결국 14회 선두타자 정수빈의 볼넷과 홍성흔의 우전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의 기회에서 이원석의 끝내기 안타로 4시간30분의 혈투를 마감했다.
냉정하게 보면 아직 두산은 갈 길이 멀다. 여전히 1승2패로 뒤져있다. 마지막 5차전은 넥센이 절대 유리한 목동에서 열린다.
하지만 연장 혈투의 수많은 위기를 넘긴 뒤 1승을 챙긴 두산에게는 의미가 크다. 1, 2차전이 끝난 뒤 두산 코칭스태프가 가장 우려한 것은 선수들의 경직된 움직임이었다.
포스트 시즌의 풍부한 경험은 결과적으로 독이 됐다. 1차전에서 경기 초반 넥센의 수비진을 흔들기 위해 번트 페이크 동작을 많이 했다. 넥센 3루수 김민성의 러닝 스로의 약점과 1루수 박병호의 압박수비가 약하다는 아킬레스건을 공략하기 위한 시도. 하지만 타이밍이 문제였다. 너무 일찍 산만한 움직임으로 오히려 분위기를 넥센에 넘겨줬다. 김재호가 스퀴즈 번트 실패로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게다가 정수빈 오재원의 과감하지만 무리했던 주루사가 연속으로 나왔다.
2연패의 충격과 함께 이같은 혼란스러운 경기내용은 두산 선수들의 자신감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결국 승부처에서 더욱 큰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졌다.
3차전에서도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는 쉽지 않았다. 호투하던 노경은이 갑작스러운 제구력 난조로 김민성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고, 11회 윤명준 역시 어이없는 견제구 실책으로 대위기를 자초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악순환을 끊고, 부담을 덜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결국 타선의 폭발이 아닌 살얼음판같은 14회 연장 혈투 끝에 두산은 승리했다. 수차례의 위기를 넘긴 뒤 따낸 1승이다. 당연히 플러스 효과는 크다. 그동안 악순환 속에 생긴 부담감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경기내용이었다.
아직까지도 두산의 경기내용은 정상이 아니다. 페넌트레이스동안 정교하게 작동했던 수비 조직력과 주루 플레이와 비교했을 때는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3차전을 통해 그동안 짓눌렸던 부담감을 완벽히 해소했다.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은 두산은 반격의 터닝 포인트를 완벽히 마련했다. 두산의 '반전드라마'가 가능할 지 궁금하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