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의 "쏘리"에 대처하는 유희관의 자세?

최종수정 2013-10-15 06:27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2013 프로야구 준 플레이오프 5차전 경기가 14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이 8회말 넥센 선두타자 김민성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후 교체되고 있다.
목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10.14/



두산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있어 으뜸 공신, 유희관이다. 이견이 없다. 비용 대비 효과가 최고다. 2600만원짜리 투수가 2억6000만원짜리 선수보다 훨씬 가치 있는 투구를 펼쳤다. 그는 두산의 진정한 에이스였다. 유희관에게 지난 준플레이오프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2경기에서 눈부신 호투를 펼치고도 포스트시즌 첫승을 기록하지 못했다. 특히 14일 5차전에서는 7회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했지만 불펜 난조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8회 선두타자 김민성에게 첫 안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이 3-0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9회말 투아웃 이후 니퍼트가 동점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두산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직후, 목동구장 라커에서 니퍼트와 유희관이 스쳐지나갔다. 니퍼트는 자신보다 한참 작은 거인 유희관을 보자마자 "쏘리(미안)"라고 외쳤다. 유희관은 특유의 함박웃음 속에 손을 들어 니퍼트를 위로했다. "니퍼트한테 밥 사달라고 하죠, 뭐"

유희관의 솔직한 심정은 과연 어땠을까. "돈 복이 없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박병호의 동점 홈런 탓에 시리즈 MVP가 날라간 것을 빗대 던진 농담. 진심은 다음부터다. "승리 날아간 거 솔직히 아쉬웠어요. 막아주길 바랬죠. 준석이 형이 홈런을 치는 순간 기뻤어요. 누구라도 먼저 쳐줬으면 했고, 팀이 준석이 형의 그 홈런 덕에 이긴거니까…. 팀이 이겨 플레이오프에서 뛸 기회가 온 것만해도 기쁩니다.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한번 내가 복이 있나 시험해보고 싶어요.(웃음)" 솔직하고 쾌활한 청년 유희관. 그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진정한 강심장임을 입증했다.

투수 누구나 힘들하는 목동구장에서 장거리포가 즐비한 넥센 타자들을 상대로 2경기 모두 호투했다. 피해가지 않았고 두려워하지 않았다. "목동구장과 홈런을 의식해서 피해가면 한이 없잖아요. 어차피 달아날 수 없는거니까 승부를 해야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운드에 오르기 전까지 유희관의 마음은 복잡했다. "5차전 선발이 확정된 뒤 제가 못던져서 지면 마지막이기 때문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이렇게 중요한 게임인 5차전 선발을 맡을 수 있어서 감사하는 마음이었죠. 어차피 역적 아니면 영웅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편하게 잠도 잘 잤어요."

포스트시즌을 처음 경험하는 중고 신인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 과거가 된 준플레이오프의 키워드가 아쉬움이었다면 가까운 미래인 LG와의 플레이오프의 화두는 복수다. 시즌 마지막 경기인 5일 LG전에 고교 대선배 이병규에게 허용한 뼈아픈 적시 2루타. 그 한방으로 두산은 플레이오프 직행에 실패했다. 13일 자율훈련으로 잠실을 찾은 유희관은 이병규와 스쳐 만났다. 대선배 이병규는 "맞아준거 아냐"라고 말했고 유희관은 "아닙니다. 선배님이 너무 잘 치셨습니다"라고 답했다. 그 순간 유희관의 마음에 스파크가 튀었다. "LG와 플레이오프를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복수를 하고 싶었어요."

기회가 왔다. 3차전 이후에나 등판이 가능하지만 LG는 자신있는 팀이다. "이제는 승리 밖에 없죠. LG에 좌타자가 많고 상대 성적도 좋은 편이니 기대해주세요. 지금까지 경기는 잊어버리고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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