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이 첫 포스트시즌을 리버스 스윕의 아쉬움 속에 마쳤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먼저 거두고서 내리 3연패. 추운 가을 야구를 제대로 맛보기도 전에 가장 먼저 야구 열전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넥센은 올시즌 프로야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2008년 현대를 인수해 창단한 히어로즈는 매년 하위권이었다. 장원삼 이현승 마일영 이택근 송신영 고원준 황재균 등 주축 선수들이 하나 둘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선수 팔아 구단을 운영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넥센은 그런 의혹의 눈초리 속에서 천천히 팀을 만들어갔다. 젊은 선수들을 키우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팀의 중심타자로 LG에서 박병호를 데려왔고, 팀의 리더로서 FA 이택근을 재영입했다. 지난해 전반기 3위의 성적에서 후반기 부진으로 아쉽게 4강에 실패한 넥센은 염경엽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에 앉히고 4강이란 목표로 올시즌 새출발.
팀을 완성하는 과정은 시즌 중에도 계속 됐다. 투수조의 리더로 송신영을 영입한 넥센은 전천후 내야수로 서동욱까지 데려와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팀을 만들어갔다. 박병호 강정호 이성열 등 목동이라는 작은 구장을 활용하는 거포들로 강력한 타선을 구축한 넥센은 승승장구했다.
팀내 선수들을 정확히 분석하고 승리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곧바로 행동에 옮긴 결과는 달콤했다.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하며 리빌딩의 정석을 보여줬다. 특히 큰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 필요한 부분을 채운 트레이드는 성공적이었고 이택근을 4년간 총액 50억원에 계약하고 김병현을 데려오는 등 돈을 써야할 땐 쓰는 모습도 보였다. 이는 하위권을 전전하는 돈 많은 기존 구단에 큰 자극을 준 사건이다.
하지만 마지막의 아쉬움은 컸다. 지난 5일 한화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이겼다면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었지만 패하며 3위에 머물렀다. 마지막 원정 5연전에서 많은 체력 소모를 하면서 3위에 그친 아쉬움속에 나선 준PO에서는 결국 체력적인 한계와 경험 부족의 이중고에 부딪히고 말았다.
큰 경기에 처음 나서는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던 넥센으로선 준PO에서 마지막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1,2차전서 연속 끝내기 안타로 승리하며 두산을 넘어 PO에 진출하는 듯했다. 하지만 넥센이 잘했다기 보다는 두산이 못해서 이겼다고 봐야했다. 분위기를 잡은 상황에서 마지막 피니시 블로를 날려야했지만 잠실 3,4차전서 끝까지 밀어부치지 못하고 승리를 내주며 5차전까지 왔고, 연장승부 끝에 분루를 삼켜야했다.
그렇다고 실패한 시즌은 절대 아니다. 준PO 5차전서 9회말 박병호가 극적인 스리런포를 가동했고, 마무리 손승락은 4이닝 피칭의 투혼을 불살랐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넥센의 간절함이 있었다.
시즌 막판까지 1위 경쟁을 했던 넥센의 2013년은 뜨거웠다. 준PO에서 보여준 넥센의 모습은 모든 야구팬들의 머릿속에 넥센이 더이상 변방의 팀이 아니라는 것을 각인시켰다. 목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14일 목동구장에서 2승 2패를 기록중인 넥센과 두산이 준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 경기를 펼쳤다. 9회말 2사 1,2루에서 넥센 박병호가 동점 3점포를 날렸다. 동점포가 터지자 넥센 덕아웃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