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으로 한창 열기가 뜨거운 시기지만 4강에서 탈락한 팀들은 조용한 가을야구를 하고 있다. SK도 이런 생소한 체험을 하고 있다. SK 선수들은 23일 인천 문학구장이 아닌 수원에 위치한 성균관대 야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었다. 인천에서 전국체전을 하고 있어 SK 선수들이 다른 훈련장을 찾아야 했던 것. 4강에 진출했다면 지금쯤 문학구장에서 한국시리즈를 준비했을지도 모를 일. 4강 탈락의 아픔을 제대로 느끼고 있는 SK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SK로선 10월에 마무리 훈련을 하는 것이 낯설다. SK 이만수 감독 역시 그랬다. 그가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에서 SK의 수석코치가 된 2007년부터 한번도 가을 잔치를 거르지 않았으니 성대 구장 뒷편 벤치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는 그의 모습은 쓸쓸해 보였다.
이 감독은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결혼기념일을 가족과 함께 보냈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엔 결혼기념일이 항상 플레이오프나 한국시리즈였다"는 이 감독은 "기념일도 잊어버려 아이들이 알려주고서야 알기도 했을 정도로 포스트시즌에만 집중했었다"고 했다.
"많은 분들이 SK가 4강 갔으면 이번에도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을 거라고 말씀을 해주시는데 죄송하고 참 힘들더라"고 한 이 감독은 "포스트시즌 경기를 안볼 수도 없고, 보면 마음 아프고…. 기분이 참 묘했다. 내가 이런데 선수들은 오죽하겠냐"며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배팅훈련을 하는 선수들을 바라봤다.
그러면서 선수들을 칭찬했다. "4강 떨어지고 하는 마무리 훈련이라 분위기가 다운돼서 힘없이 할 것 같았는데 모두들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하고 있다. 감독으로서 참 고맙다"라고 했다.
SK는 27일 일본 가고시마로 약 한달간 해외 마무리 훈련을 한다. 이 감독은 "이번 마무리 훈련에서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에 집중할 것이다. 훈련량도 좀 될 것"이라며 "스프링캠프에선 팀플레이 위주의 훈련이 되기 때문에 훈련량은 마무리 훈련의 절반 정도가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만수 체제에서 처음으로 1군 선수들이 참가하는 11월 마무리 캠프에서 SK가 얼마나 발전할까. 훈련장의 모습에서 올해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엿보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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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이만수 감독.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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