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잠실구장에서 201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이 삼성에 2대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대1로 앞서게 됐다. 경기 종료 후 아쉬운 패배를 기록한 삼성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두산과 삼성의 한국시리즈를 비롯해 이번 포스트시즌은 선발 싸움에서 승부가 갈라지는 경우가 많다.
28일 잠실에서 열린 4차전에서도 두산은 선발 이재우의 호투를 앞세워 2대1로 승리를 거뒀다. 반면 삼성은 베테랑 배영수가 2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1회에만 2점을 내주면서 리드를 빼앗긴 뒤 끌려가는 경기를 펼쳐야 했다. 지난 24일 1차전에서는 두산이 노경은의 호투를 발판삼아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당시 노경은은 6⅓이닝 4안타 1실점의 빛나는 투구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6실점한 삼성 선발 윤성환에 압승을 거뒀다.
2차전서는 두산 니퍼트와 삼성 밴덴헐크가 각각 6이닝 무실점, 5⅔이닝 무실점으로 팽팽한 선발 싸움을 펼치다 승부가 불펜으로 넘어가면서 두산이 승리를 거뒀다. 선발 싸움에서 승부가 갈라지지는 않았지만, 팽팽한 투수전은 볼거리였다.
3차전에서는 삼성 선발 장원삼이 일을 냈다. 위기에 몰린 삼성으로서는 장원삼의 호투가 절실히 필요했던 터. 장원삼은 6⅓이닝 동안 4안타와 1볼넷을 내주며 2실점하는 호투를 펼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반면 두산은 포스트시즌서 각광을 받고 있는 유희관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코치진의 실수로 조기 강판시키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겪으며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유희관은 3⅔이닝 5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4차전까지의 경기 양상을 보면 모두 선발 싸움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두산과 삼성, 양팀 모두 타선이 터지지 않고 있다. 4경기서 기록한 팀타율이 두산은 2할3푼1리, 삼성은 1할7푼5리다. 정규시즌 팀타율 1,2위팀답지가 않다. 활발한 타격전이 능사는 아니지만, 수비 실책 또는 투수의 실수로 결승점을 뽑는 경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의 질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역전 적시타, 시원한 홈런포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이같은 타선 침묵은 삼성이 더욱 안타깝다. 국내 최고의 거포들을 거느리고 있으면서도 이렇다 할 방망이 솜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차전서 박석민이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린 것이 전부다. '국민타자' 이승엽은 4경기에서 15타수 2안타에 홈런과 타점을 단 한 개도 올리지 못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때 이승엽이 타선의 '키플레이어'라고 꼽았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최형우 역시 4경기서 안타 5개를 뽑아냈지만, 홈런과 타점은 기록하지 못했다. 홈런왕 출신 최형우와 이승엽의 침묵이 길어지는 이상 삼성은 1승3패의 열세를 극복하기 힘들다. 삼성 톱타자 배영섭은 16타수 1안타의 빈타에 허덕였다. 찬스를 만들어야 할 타자가 침묵하고 있으니 공격을 제대로 펼치기가 힘들다.
그나마 두산은 삼성에 비해 사정이 낫다. 1,2차전서 각각 12안타, 10안타를 터뜨리며 초반부터 삼성 마운드를 괴롭혔다. 두 경기서 12득점을 올렸으니, 두산으로서는 제대로 공격을 풀어간 셈이다. 그러나 3,4차전에서는 각각 2득점에 그치며 피곤한 기색을 드러냈다. 삼성 타선과 비교해 나을 것이 없었다. 수준 떨어지는 투수전이라는 비아냥을 피할 수 없다.
이같은 타선 침체는 정규시즌서도 전반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홈런 타자, 화끈한 타격전과 명승부를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2013시즌이 포스트시즌서도 그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