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격동의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이 FA로, 임재철, 이혜천, 김상현이 2차 드래프트로, 김선우가 자유계약 선수로 팀을 떠났습니다. 윤석민이 트레이드된 다음날 김진욱 감독이 물러나고 송일수 감독이 취임했습니다.
두산의 파격적인 행보는 내부 FA 이종욱과 손시헌의 계약에 나서지 않은 것이 신호탄이었습니다. 특히 이종욱은 공수주를 두루 갖춰 '발야구'로 대변되는 두산의 야구 스타일은 물론 방출의 아픔을 겪은 신고 선수 출신으로서 무명 선수를 스타로 만드는 두산의 선수 육성 체계인 '화수분 야구'를 압축한 상징과도 같았습니다.
'1번 타자 겸 중견수' 이종욱의 빈자리를 메울 가장 강력한 후보는 정수빈입니다. 좌타자에 빠른 발을 갖춰 넓은 수비 범위와 도루 능력을 자랑한다는 점에서 이종욱의 후계자는 물론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의 주전 중견수로 적임자라 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결정적인 호수비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이바지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정수빈은 타격 능력을 겨우내 보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데뷔 3년차 만에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했던 2011년 0.285였던 정수빈의 타율은 2012년 0.235, 2013년에는 0.276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정수빈의 타율은 붙박이 1번 타자를 기대하기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수치입니다.
볼넷과 삼진의 비율이 매해 1:2 안팎이었던 것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뛰어난 기습 번트 능력을 앞세워 상대 내야를 뒤흔들며 출루할 수 있는 장기를 지녔지만 기본적인 타격 능력은 아직 가다듬어야 합니다.
송일수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주전급 타자들이 상당수 팀을 떠나 공격력이 약화된 가운데 촘촘한 수비를 앞세워 적은 실점으로 '견적이 나오는 야구'를 추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수빈이 중용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집니다. 주전 좌익수 김현수가 뼛조각이 있는 오른쪽 발목에 대해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한 만큼 정수빈이 중견수로서 보다 넓은 수비 범위를 포괄해야 합니다.
내년은 인천 아시안게임이 개최되는 해입니다. 정수빈 개인으로서도 강한 동기 부여가 될 것입니다. 그가 공수주에서 팀의 핵심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느냐 여부에 젊은 선수 위주의 리빌딩을 도모하는 두산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수빈의 내년 활약이 궁금해집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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