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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지났다. 강민호(28)는 지난달 13일 롯데 자이언츠와 총액 75억원(계약금 35억원, 연봉 10억원, 기간 4년)이라는 국내 FA(자유계약선수) 최대 계약을 했다. 그의 나이 올해 28세. 아직 나이 서른살도 안 된 젊은 선수가 벌써 수십억원이 넘는 돈방석에 앉게 됐다. '시대를 잘 타고난 행운아', '국내 야구 최고의 신랑감'이라는 수식어가 따라왔다.
그는 나이 20대 후반에 일반인이 상상도 하기 어려운 거금을 만지게 됐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깨와 목에 힘이 들어갈 수 있다. 좋은 차와 집도 사고 싶을 수 있다.
요즘 강민호는 어머니의 조언을 따라 FA로 받은 돈의 사회환원을 준비 중에 있다. 그는 "어머니가 이번 롯데와의 FA 계약 전에도 돈이 판단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 그 많은 돈을 다 갖고 죽지 못한다는 얘기를 해준게 큰 도움이 됐다. 계약 한 후 어머니가 이제 여유가 생긴 만큼 주변의 힘든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아야 한다는 얘기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최근 야구팬들 사이에선 FA 대박 계약 선수 중 사회를 위해 기부하는 모습이 없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있었다. 강민호는 "어떤 식으로 제가 받은 돈의 일부를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지금 여러 분들과 어떻게 하면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준 부산시민들에게 뭔가를 보답하고 싶어한다. 성금 기탁 또는 강민호 장학금 등의 형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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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친구에게 차인 것 만큼 힘들었다
강민호는 2014년을 좀 빨리 준비하기 위해 12일 괌으로 개인훈련을 떠났다. 그는 지난 10일 이번 시즌을 정리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상을 받았다. 강민호는 부끄럽다고 했다.
그는 스스로 올해 자신의 성적(타율 2할3푼5리. 77안타, 11홈런, 57타점. 장타율 3할7푼6리, 출루율 3할6푼6리, 득점권 타율 2할5푼9리)이 부진했던 걸 인정한다. 롯데 간판 스타로 팬들이 원하는 걸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한해를 한 단어로 정리하면 아쉬움이다. 비유를 하자면 정말 좋아했던 여자친구에게 차인 만큼 가슴이 아팠다. 경기력이 생각했던 것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올해가 바닥이라고 볼 수 있다. 더 높은 곳을 가기 위해 잠시 물러난 단계라고 본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도 있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2010년 타율 3할5리, 23홈런, 72타점으로 최고의 정점을 찍었었다. 올해 타율이 주전을 꿰찬 2005년 이후 최저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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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롯데와 강민호는 손을 맞잡았다. 부산팬들이 롯데 구단에 강민호를 꼭 잡아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롯데도 여러 구단이 탐을 낸 강민호의 자존심을 세워주면서 서둘러 잡았다. 강민호도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준 롯데와 부산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는 "롯데가 나를 필요하다고 했다. 구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겠다. 많은 준비를 하고 내년 시즌을 시작하는게 중요하다. 2014년, 강민호가 죽지 않았다는 걸 입증하고 싶다"고 했다.
롯데는 강민호 말고도 강영식과 FA계약을 했다. 또 두산에서 FA 최준석을 영입했다. 이 3명의 FA를 잡는데 1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군제대 이후 선발 장원준도 롯데에 가세했다.
롯데그룹도 부산팬들도 롯데 자이언츠가 1992년 한국시리즈 이후 20년 이상을 기다린 우승의 갈증을 풀어주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강민호는 "전력으로나 분위기는 갖춰져 가고 있다.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행운이 따라주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