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선수 공급처 NPB, 다나카 다음은 누구?

최종수정 2013-12-30 07:07

히로시마 에이스 마에다 겐타. 사진캡처=일본야구기구

일본 야구계는 최근 새 포스팅시스템에 따라 MLB 진출을 추진 중인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25)를 보면서 축하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다나카는 올해 개막전부터 무패 24승의 대기록을 작성하면서 흥행을 이끈 주인공이다. 그런 최고 볼거리가 2014시즌엔 일본이 아닌 미국 무대에서 뛰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2000년대 후반부터 일본 야구를 이끌었던 선발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매리너스)가 빅리그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보스턴 레드삭스의 마무리로 우뚝 선 우에하라 고지와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구로다 히로키(뉴욕 양키스)까지 일본에서 검증된 스타들이 대부분 미국에서 잘 해주고 있다. 그래서 일본 야구는 MLB의 '우수 선수 공급처'라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 것이다. 일본 야구 관계자로선 자국 선수들이 세계 최고 무대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에 박수만 칠 수 없다. 일본 자국 시장에서 볼만한 우수 선수가 계속 빠져나간다면 그 만큼 야구장을 찾는 손님이 줄 수밖에 없다.

우수 선수들의 빅리그 도전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본은 철저하게 우수 인재들이 자국 리그를 거쳐서 미국으로 진출하도록 유도한다. 그 방법이 실패를 줄일 수 있는 최선책으로 본다.

다나카 정도의 괴물급 투수는 일본 무대를 평정한 후 더이상 동기부여가 안 된다. 또 이미 노모 히데오, 스즈키 이치로 등 다수의 선배들이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해보였다. 최근엔 다르빗슈, 이와쿠마, 구로다 등 일본에서 성공한 투수들은 MLB에서도 통한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나카도 적응에 큰 문제가 없다면 2014시즌 첫 해 선발 10승은 무난하다고 보고 있다.

그럼 다나카 다음으로 빅리그에 갈 일본 투수는 누굴까. 1순위가 히로시마 카프의 에이스 마에다 겐타(25)다. 그는 다나카와 1988년생 동갑이다. 지난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다나카와 일본대표팀의 원투 펀치 역할을 했다. 오히려 다나카의 부진으로 마에다가 더 빛났다. 마에다는 2013년 WBC 베스트9에도 뽑혔다. 이미 다수의 MLB팀들이 마에다를 주시하고 있다.

마에다는 이달초 히로시마와 2014년 연봉 협상에서 2억8000만엔에 사인하면서 내년 말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빅리그 이적 희망을 드러냈다. 친구이자 라이벌인 다나카는 최근 라쿠텐으로부터 MLB 진출을 허락받고 포스팅 절차를 밟고 있다. 마에다는 1년 뒤를 학수고대할 것이다.

마에다가 해외 FA 자격을 얻는 건 2017시즌이 끝나야 한다. 최근 메이저리그와 일본야구기구는 새 포스팅시스템에 합의했다. 새 시스템에 따라 일본 구단은 최대 포스팅 금액으로 2000만달러까지만 받을 수 있다. 이제 히로시마는 마에다를 적당한 시점에 이적료를 받고 보내주는 게 현명한 판단이 될 수 있다. 마냥 데리고 있다가 몸값이 떨어지거나 FA로 풀릴 경우 히로시마는 손해가 클 수 있다.

히로시마는 시민구단으로 출발했다. 마쓰다 자동차가 3분의 1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구단과는 달리 독립 채산제로 운영하고 있다. 다른 팀에 비해 재정이 열악하다. 마에다에게 주는 연봉이 히로시마 구단 살림살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히로시마 구단이 마에다에게 연봉 3억엔 이상을 주기는 어렵다. 따라서 마에다가 내년 시즌 일정 수준의 개인 성적과 팀 성적이 났을 경우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는 걸 막을 명분이 없다고 봤다.

국내야구는 일본과는 상황이 또 다르다. 국내 우수 토종 선수들은 미국과 일본 프로팀들의 동시 타깃이 된다. 국내 프로무대를 거치지 않은 추신수가 최근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동안 1억3000만달러 FA 초대박을 터트렸다. 1년 전 포스팅으로 LA 다저스에 간 류현진도 선발 14승으로 연착륙했다. 국보 마무리 오승환은 일본 한신 타이거즈와 총액 95억원에 계약했다. 이대호는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거액의 연봉을 받고 이적했다.

국내 구단들도 우수 선수들의 미일 진출에 따른 공백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