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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종착지를 향한 여정이 늘 포장도로나 꽃길로 이뤄질 수는 없다. 때로는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도 가야하고, 가시밭길도 헤쳐나가야 한다. 그게 싫다면 편안한 현실에 안주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렇게 머무를수록 애초에 품었던 꿈은 사라져간다. 그래서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때로는 무모해보이는 도전도 과감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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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윤석민이 올해 상당히 가혹한 경쟁을 겪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윤석민의 보장연봉은 75만달러밖에 안된다. 여기에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횟수 등의 인센티브 조항이 충족되면 최대 125만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는 윤석민이 인센티브 조항을 충족시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스프링캠프 진행 상황을 봐야하겠지만, 윤석민이 시즌 초를 마이너리그에서 보내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을 고려했을 때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우선 윤석민이 스프링캠프를 부상없이 마친다. 그러면 시범경기에서는 불펜은 물론 선발로도 출격할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윤석민은 베일에 가려진 선수다. 볼티모어 입장에서는 부담없는 시범경기 여러 상황에 투입해보는 게 이득이다. 여기서 불펜은 물론, 선발로도 합격점을 얻는다면 윤석민은 스윙맨으로 개막 엔트리에 들 수 있다. 만약 시범경기에서 기존 선발진보다 월등히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정식으로 선발로테이션에 진입할 수도 있다. 이건 최상의 시나리오다.
반면 윤석민이 스프링캠프나 시범경기에서 아프거나 부진한 투구를 할 경우에는 시즌 개막을 마이너리그에서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또는 FA 계약 첫 해라는 점을 감안해 개막 엔트리에는 포함시켰다가 불펜에서 부진이 이어질 경우에 시즌 초반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가능성도 있다. 윤석민에게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기 때문에 구단이 이런 결정을 한다면 그대로 따라야 한다. 그렇게 되면 '구위가 나아질 경우'를 전제하고 기약없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건 이미 윤석민도 충분히 고려해봤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2년차부터 적용받는다는 조건을 받아들였다. 그만큼 메이저리그 무대를 향한 꿈이 컸기 때문이다.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면 마이너리그행은 얼마든지 겪어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다. 또 그 시련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이기도 하다.
윤석민은 한국에 남았다면 '100억 FA'가 될 가능성이 충분했다. 실제로 딜을 제시한 국내 구단도 있었다. 하지만, 윤석민은 다시 프로 초년생의 입장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시작하겠다고 했다. 이건 철모르는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용기있는 '무한도전'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