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의 말이다.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이끈 명장이 무슨 명예회복이냐. 바로 올해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을 두고 하는 말이다. 류 감독은 이제 국제대회 얘기만 나오면 스트레스를 받을 지경이다. 2012년 아시아시리즈 퉁이전 패배로 예선탈락의 쓴맛을 봤다. 지난해에도 대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아시아시리즈는 괜찮았다. 지난해 초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예선 탈락을 하고 말았다. 1라운드 첫 경기 네덜란드전 0대5 완패가 뼈아팠다.
이번엔 더 중요한 국제대회가 류 감독을 기다리고 있다. 류 감독은 오는 9월 열리는 아시안게임 지휘봉을 잡게 됐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그런데 이번 대회는 병역 의무를 수행하지 않은 젊은 선수들에게 정말 특별한(?) 대회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 면제 혜택이 주어져왔는데, 이 제도가 사실상 이번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때문에 여러 실력있는 젊은 선수들이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 병역 미필 선수가 몇 명이나 포함될까. 흘러가는 상황을 봤을 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가 정말 손에 꼽힐 수도 있을 전망이다. 선수 선발은 감독의 전권. 삼성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에서 만난 류 감독은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과 관련해 "나 명예회복 해야한다. 무조건 최고의 선수들로 꾸릴 것"이라는 한마디로 의지를 표현했다. 일본이 사회인 팀을 보내는 등 한국팀의 전력이 월등할 것이 확실히 된다. 때문에 기존 아시안게임에서는 병역 혜택이 필요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분위기도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국내에서 열려 관심이 집중되는데다, 위에서의 말처럼 개인의 명예회복도 해야한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라도 국내 최고의 선수들로 팀을 구성할 것이라는 류 감독의 설명이었다.
주전 라인업은 예상이 쉽게 가능하다. 포수 강민호(롯데), 1루수 박병호(넥센) 내지는 김태균(한화), 2루수 정근우(한화), 3루수 최 정(SK), 유격수 강정호(넥센) 선발에는 이견이 없다. 류 감독도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 선수들을 선발할 뜻을 확실히 드러냈다. 외야에는 김현수(두산) 최형우(삼성) 손아섭(롯데) 정도는 안정권으로 봐도 무방하다. 나머지 합류 가능한 수준급 외야수들의 면면을 생각했을 때, 대부분의 선수들이 병역 의무를 마쳤다. 이렇게 보면 군대를 안간 선수는 손아섭 한 명 뿐이다.
백업 멤버로 엔트리 진입을 노려야 하는데 유격수 백업의 김상수(삼성) 오지환(LG) 김선빈(KIA), 3루수 백업의 황재균(롯데) 김민성(넥센), 외야 백업의 전준우(롯데) 나지완(KIA)정도가 거론될 수 있다.
투수진도 각 팀의 에이스급 선수들의 면면을 고려할 때, 승선 가능한 젊은 선수는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는다. 지난 시즌 기록으로 보면 신인왕 이재학(NC), 홀드왕 한현희(넥센) 정도가 눈에 띈다. 차우찬(삼성)도 좌완의 이점이 있고 이용찬(두산)과 유원상(LG) 등도 이번 시즌 부활한 모습을 보인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 젊은 선수들에게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외파 선수들이 사실상 출전이 힘들다는 것. 류현진(LA 다저스) 추신수(텍사스) 이대호(소프트뱅크) 오승환(한신) 등이 참가할 수 있었다면 그만큼 자리는 줄어들게 된다.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24명의 엔트리 중 11명의 선수가 군 미필 선수였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은 류 감독의 의중을 봤을 때 많아야 5~6명의 선수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중요한 건 이번 시즌 부상 없이 좋은 활약을 펼쳐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야 한다. 과연, 누가 행운의 티켓을 따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