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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1사 1루서 LG 조쉬벨이 우중월 2점 홈런을 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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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등장한 외국인 타자들. 과연 듣던대로다. 올시즌 공격 각 부문서 토종 타자들을 압도하며 득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역대 최고 수준의 실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각 팀의 외국인 거포들이 29~30일 개막 2연전서 서로 경쟁하듯 홈런포를 신고하며 올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양상문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외국인 타자들의 실력은 개막 후 한 달 정도를 지켜봐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데, 순위 경쟁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틀에 걸쳐 보여준 이들의 타격 솜씨를 감안하면 팀 순위는 물론 공격 각 부문 타이틀 판도를 좌지우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것은 대부분 뚜렷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정확한 타격, 빠른 배트스피드, 가공할 파워, 뛰어난 수비력 등 토종 타자들의 경쟁심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들을 두루 갖췄다.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을 날린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 SK 와이번스 스캇이 가장 먼저 주목을 받았다. 스캇은 29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개막전에서 0-1로 뒤진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투수 밴헤켄을 상대로 우중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풀카운트에서 7구째 141㎞짜리 가운데로 약간 몰린 낮은 직구를 잡아당겼다. 이전까지 밴헤켄과의 승부에서 신중하게 공을 골랐던 게 홈런을 만들어낸 원동력이었다. 풀카운트까지 가는 과정에서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참아내는 선구안이 돋보였다. 탁월한 선구안을 바탕으로 한 '레벨 스윙'의 위력이었다. 스캇은 30일 넥센전에서도 안타는 때리지 못했지만, 4차례 타석에서 총 22개, 평균 5.5개의 공을 보는 신중함을 발휘했다. 넥센 박병호는 스캇의 타격에 대해 "스윙이 좋다"는 말로 호평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04홈런의 두산 베어스 칸투는 엄청난 파괴력을 과시했다. 같은 날 LG와의 잠실 개막전에서 1-3으로 뒤진 뒤진 4회 중월 역전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LG 트윈스 선발 김선우의 초구를 볼로 고른 뒤 2구째 132㎞ 슬라이더가 한복판으로 쏠리자 힘차게 배트를 휘둘러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35m짜리 대형 아치를 그렸다. 역전 결승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활약. 좋은 공이 들어오면 주저없이 방망이를 돌리는 공격적인 스타일을 그대로 드러냈다.
두 선수의 첫 날 화끈한 홈런쇼는 30일 삼성 라이온즈 나바로가 먼저 이어받았다. 대구 KIA 타이거즈전 1회 첫 타석에서 선발 송은범을 상대로 좌측 폴대를 맞히는 큰 홈런을 날렸다. 무사 1루서 송은범의 초구 143㎞의 몸쪽 직구를 빠른 배트스피드로 잡아당겨 대형 아치를 그렸다. 전날 삼진 2개 등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던 나바로는 국내 무대 첫 안타를 홈런으로 만드는 등 4타수 2안타 4타점을 쏟아내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삼성은 나바로의 타격을 앞세워 8대5로 승리했다.
KIA 필도 대구 삼성전서 데뷔전을 치르며 국내 첫 홈런을 신고했다. 필은 중장거리형 타자로 평가받지만,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장타로 연결하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6회초 1사후 왼손 차우찬을 상대로 초구 몸쪽 143㎞짜리 직구를 가볍게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LG 벨 역시 정확한 타격을 뽐냈다. 전날 볼넷 2개를 얻고 2타수 무안타에 그친 벨은 이날 잠실 두산전에서 2-1로 앞선 3회 1사 1루서 상대 선발 노경은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때려냈다. 볼카운트 2B2S에서 시속 118㎞짜리 커브를 침착하게 잡아당겨 잠실구장 우측 펜스를 넘겼다. 비거리는 115m. 박빙의 리드서 분위기를 완전히 빼앗아 온 값진 홈런이었다. 6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한 벨은 4번타자로서의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개막 2연전에 출전한 외국인 타자 7명 가운데 홈런을 치지 못한 선수는 넥센 로티노와 한화 피에, 둘 뿐이다. 그러나 피에는 이날 부산 롯데전서 0-0이던 2회 2사 만루서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결승타를 뽑아냈다. 로티노는 2경기서 홈런없이 8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좌익수로서 보여준 수비력과 송구력은 역대 최강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외국인 타자들의 등장으로 홈런 레이스도 흥미진진하게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타자가 올시즌 프로야구 판도에 어떤식으로 영향을 줄 지 궁금하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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