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와 롯데의 주말 3연전 두번째 경기가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안치홍.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7.12/
올해 KIA 타이거즈 주전 2루수 안치홍의 목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어 지난해 부진했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따겠다는 것이다.
첫 번째 목표는 절반쯤은 성공하고 있다. 팀은 아직 4강권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안치홍만큼은 확실히 명예 회복을 했다. 지난해의 부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성적. 2009년 데뷔 후 '커리어하이'의 시즌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안치홍은 전반기 80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1리(270타수 92안타) 13홈런 60타점 13도루를 기록했다.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리그 A급 타자의 기록이다.
하지만 두 번째 목표는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난 14일에 발표된 아시안게임 2차 엔트리에 안치홍의 이름은 없었다. 1차 엔트리에 없던 이름이 2차에 포함됐다면 희망의 징조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거의 '엔트리 탈락 확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병역 면제 기회가 원천적으로 사라진 셈이다.
이런 결정이 내려진 직후 안치홍은 "내 포지션의 특성상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결과"라며서 "괜찮다. 시즌 끝까지 그냥 내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홀가분하게 군복무를 마치겠다"는 대범한 반응을 보였다. 나이는 비록 어리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A급 선수다운 책임감이 엿보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안치홍을 걱정하는 시선이 많다. 지난 18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는 안치홍과는 입단 동기 절친이다. 2008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끈 '황금세대'의 주역. 김상수는 올스타전 전날 몇몇 선배들과 함께 안치홍을 만나 함께 저녁을 먹었다. 안치홍을 격려하고 위로하기 위한 자리. 김상수는 "겉으로는 쿨하게 말하지만, 안색이 썩 밝지는 않더라. 마음이 왜 안상했겠는가"라고 전했다.
이런 우려는 김상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다. 많은 야구인들이 안치홍의 상심에 따른 기량 후퇴를 우려하고 있다. 한 야구계 인사는 "아예 기준에 미달이어서 일찌감치 탈락했다면 모를까. 끝까지 경합을 하다 탈락한 셈이니 기운이 많이 빠졌을 것이다. 동기부여의 원천이 없어진 셈"이라며 걱정했다. 상당히 일리있는 이야기다.
그러나 안치홍에게는 오히려 후반기에 더 좋은 성적을 내야하는 명확한 이유가 많다. 또 얼마든지 새로운 동기를 찾을 수 있다. 우선적으로는 '대표팀 합류'의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물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지만, 아직 최종엔트리 제출 전까지는 시간이 있다. 그 사이 어떤 일이 벌어질 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기존의 엔트리에 있던 선수들의 부상이나 기량의 급격한 감퇴가 생기지 말란 법이 없다. 결국 기회는 준비하고 있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안치홍이 한결같은 기량을 유지한다면 뜻밖의 행운이 돌아올 수도 있다.
다음으로는 군 복무를 가정할 경우다. 그렇더라도 안치홍은 최대한 좋은 성적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 필요가 있다. 그로 인해 앞으로 얻을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시즌 종료 후 한결 수월하게 상무 야구단에 입단할 수 있다. 상무 야구단의 경쟁은 꽤 치열하다. 탈락하는 1군 선수도 꽤 많다. 그러나 안치홍의 지금 성적 정도가 계속 유지된다면 합격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 연봉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유할 수 있다. 일단 군복무 선수의 경우 연봉 계약을 제대 이후에 하게 된다. 이때의 기준은 군복무 이전의 성적을 토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안치홍이 올해 좋은 성적을 내면 낼수록 군복무 이후에도 좋은 조건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기반이 된다. 안치홍에게 시즌 후반기는 실망할 때가 아니라 다시 도전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