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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최근 4위 싸움이 힘겹다. 전문가들은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롯데가 '가을야구'를 위한 4강행 막차를 탈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봤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롯데는 경기를 하면 할수록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 승률 5할이 무너지고 난 후 논스톱으로 추락하고 있다. 롯데 야구는 어디서부터 꼬이기 시작한 걸까.
전반기와 후반기에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건 팀 승률이다. 전반기를 마쳤을 때 롯데의 팀 승률은 5할1푼3리(4위). 40승38패였다. 6월 20일 두산을 끌어내리며 4위로 치고 올라온 후 약 한달 동안 4위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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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평균자책점이 전반기 4.79(3위)였는데 후반기엔 6.21(8위)로 나빠졌다. 타율도 2할9푼1리(6위)에서 2할7푼5리(7위)로 떨어졌다. 도루는 45개(9위)와 4개(9위)로 제자리 걸음했다.
무엇보다 팀 실책(투수 제외)이 부쩍 늘었다. 전반기 44개(공동 3위)로 적었지만 후반기엔 17개(7위)로 껑충 뛰었다.
롯데 선수들, 이게 최선입니까
야구인들 사이에서 롯데 야구는 분위기를 많이 탄다고 말한다. 롯데가 4위에서 내려오는 순간, 다시 치고 올라가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요즘 롯데 야구를 보면 이런 시각이 이상하리 만큼 맞아 떨어진다.
롯데 선수들의 표정은 긴장한 티가 팍팍 난다. 반면 상대편 선수들은 팀 순위가 롯데 보다 아래에 있는데도 생기가 돌고 표정이 살아 있다. 이건 덕아웃 같은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제3자의 직감이다.
롯데 선수들은 전반기까지 잘 해오다 왜 후반기에 이렇게 부진할 걸까.
롯데의 현재 주축 야수들 중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 기둥 축 역할을 했던 선수는 없다. 당시 롯데의 주축은 이대호(일본 소프트뱅크) 홍성흔(두산) 가르시아로 봐야 한다. 손아섭 강민호 황재균 전준우 등의 비중은 빅3 다음이었다. 빅3가 차례로 팀을 떠난 후 롯데 타선은 서서히 힘을 잃고 있다. 손아섭만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황재균 전준우는 예상 보다 발전 속도가 느리다. 전준우의 경우 이번 시즌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강민호(타율 0.214)는 전문가들의 국내 최고 포수라는 평가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FA 75억원 계약 첫 해에 팬들로부터 가장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팀 타격 부진을 해갈하기 위해 FA 최준석과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를 영입했다. 시즌 초반 '손석히' 트리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지만 제대로 가동된 적이 없어 빛을 보지 못했다. 최준석은 시즌 초반 4~5월의 부진을 딛고 일어나 요즘은 꾸준히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 반면 4~5월 몰아쳤던 히메네스는 지난 7월 28일 이후 한달 가까이 왼무릎 통증을 호소하면 1군 전력에서 빠져 있다.
팬들은 지금도 이대호 홍성흔 가르시아가 있었던 시절의 화끈한 타격을 기대한다. 달라진 선수들은 '홍대갈' 트리오 시절 같은 힘과 정확도를 갖추지 못했다. 아직 검증이 덜 된 정 훈 박종윤 등에게 지금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모험이다. 그리고 이름도 낯선 하준호 김민하 오승택 같은 백업 선수들에게 깜짝 활약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수다. 결국 최근 몇 년간 롯데의 선발 라인업의 한 자리씩을 차지했던 강민호 전준우 등이 제몫을 해줘야 팀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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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투수진도 시즌 전 기대치를 미치지 못했다. 선발 두 자릿 승수에 도달한 건 유먼 한 명이다. 당연히 10승을 해줄 걸로 믿었던 송승준(6승) 옥스프링(7승) 장원준(8승)이 아직 10승과 거리가 있다. 결국 5선발은 시즌 내내 주인을 찾지 못했다. 확실한 에이스라고 할 만한 강력한 투수가 없다. 그래서 연패를 끊을 힘이 없는 것이다.
롯데 투수진은 전반적으로 생기가 떨어진다. 젊고 힘있는 투수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선발 불펜 모두 30대 투수들이다. 또 구위를 앞세운 파워 피처가 아닌 대부분이 기교파들이다. 이러다보니 힘이 떨어지고 제구가 조금만 흔들려도 버텨내지를 못한다.
과부하가 걸린 좌완 불펜 강영식은 1군과 2군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이명우는 등판 경기수가 많아지면서 공에 힘을 잃었다. 전성기를 넘긴 정대현에게 무리한 걸 요구할 수도 없다. 2년 연속으로 시즌 중간에 마무리 투수가 바뀌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누가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을까. 일부 전문가들은 롯데 선수들에 어울리는 지도자는 딱 두 가지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선수들에게 전부 맡기는 '로이스터형'의 지도자 또는 선수들을 확 휘어잡고 야구하는 기계을 만들 수 있는 '김성근형' 지도자라고 한다. 현재 김시진 감독은 두 스타일 중 로이스터형에 가깝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