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공식 훈련을 시작했다. 황재균이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2014.09.16/
'역시 류중일 감독은 힘있는 우타자를 좋아해.'
2014 시즌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한창이던 여름 대구에서의 어느날. 지난 7월 28일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24명의 최종 엔트리가 발표된 직후의 시점이었다. 그 때부터 '주축 선발은 누구고 타순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예상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 1번타자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야수진의 면면을 봤을 때, 누가 딱 1번타자라고 꼽기 힘들었기 때문. 두산 베어스 톱타자 민병헌이 있지만, 민병헌은 김현수(두산 베어스) 나성범(NC 다이노스) 손아섭(롯데 자이언츠)의 백업 멤버로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번타자를 누구로 염두에 두고 최종 엔트리를 확정지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러 선수의 이름이 오가는 가운데 그 때 "황재균"의 이름이 나오자 "황재균?"이라고 반문하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던 류 감독이다.
황재균 얘기가 나온 이유가 있었다. 황재균은 롯데에서의 팀 사정상 주로 중심타순과 중하위 타순을 오갔다. 컨택트 능력도 수준급이지만 그보다는 일발 장타력이 돋보이는 내야수. 하지만 감독이 류 감독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었다. 류 감독은 감독 부임 후 줄기차게 "1번타자는 우타자를 선호한다. 어느정도 힘을 갖춘 선수라면 더 좋다"라고 얘기해왔다. 그래서 류 감독이 새로운 스타로 만든 선수가 배영섭이었고, 올시즌도 나바로 카드를 꺼내든 순간부터 삼성이 강력한 전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보통 1번타자라면 컨택트 능력이 좋고, 빠르며 선구안이 좋은 선수들이 떠오르는데 류 감독의 야구 철학은 1번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16일 잠실구장에서 첫 훈련을 실시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1번타자 후보로 황재균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언급을 했다. 현재 선발 라인업을 예상해볼 때 1번 타순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는 황재균 손아섭 오재원 정도로 압축할 수 있는데, 일단은 황재균이 류 감독의 눈에 들어온 것이다. 손아섭과 오재원도 파워를 갖추고 있고 발도 빨라 충분히 1번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선수들이지만 역시 류 감독은 우타자를 선호했다.
무작정 힘있는 우타자라고 해서 황재균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황재균은 시즌 막판 팀 사정상 1번 타순에 나선 경기수가 늘어났는데, 이 때 활약을 류 감독이 눈여겨보고 있었다. 황재균은 올시즌 1번 타순에서 66타수 20안타 타율 3할3리 3홈런 14타점 출루율 3할7푼을 기록중이다. 썩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결국 대만, 일본전이 중요하다. 전력도 중요하지만 단기전에서는 상대 기를 꺾을 수 있는 선취점이 정말 소중하다. 때문에 리드오프로 나설 타자의 활약이 절실하다. 이제 프로무대에서 어느정도 경험을 쌓은 황재균도 이를 모를리 없다. 기본적으로 힘이 있고 주루 능력도 괜찮은 타자이기 때문에, 1번타자로 컨택트에 조금 더 신경을 쓴다면 류 감독의 성공작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