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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한 켠에 사표를 늘 품고 살았다."
이날 목동구장서 열리는 넥센과 SK전을 앞두고 두 팀의 염경엽 감독과 이만수 감독은 마치 약속이나 한듯 똑같은 말을 내뱉었다. "올 시즌 가슴 한 켠에 사표를 품고 살았다고."
그럼에도 불구, 두 감독은 최종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사표'라는 단어를 꺼냈다. 과연 왜 일까?
넥센은 5월 초반까지 1위를 달리다 문성현 오재영 나이트 등 선발 투수들이 동반 부진에 빠졌고 셋업 투수인 조상우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5연패, 1위에서 4위까지 추락했다. 염 감독은 "이 시기에 과연 4위라도 지켜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많이 했다. 팀의 가장 큰 위기였다. 그래도 금민철 하영민 김영민 등 백업 멤버들이 제 몫을 하면서 버텨낼 수 있었다"며 "감독 데뷔 첫 해인 지난해 빤짝하고 올해는 4위 이상을 하지 못했다면 사표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SK는 시즌 초반 1위를 달리다 노장 박진만의 부상 이후 야수뿐 아니라 투수들이 줄 도미노처럼 전력에서 빠져나갔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들도 하나같이 부상을 호소하며 이탈, 대체 투수인 밴와트가 합류하기 전까지 제대로 된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다. '차'와 '포'를 뗀 상태에서 SK는 급기야 7월초 8위까지 떨어졌고 2개월 가까이 최하위를 걱정해야 할 처지까지 됐다.
이만수 감독은 "박진만의 부상 이후 야수들의 집단 이탈, 윤희상의 경기 중 부상 이후 선발진까지 무너지면서 정말 힘들었다"며 "사임을 해야할 상황이었지만 팀에서 끝까지 믿어줬고 결국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너무 고마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로 계약 만료일이다. 향후 재계약을 할 수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동안 고마웠고 즐거웠다"며 담담한 소회를 밝혔다. 만약 이날 기적같이 SK가 4위를 확정짓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경기를 보여준다면 이 감독이 재신임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
큰 어려움을 딛고 이미 '가을야구'에 초대를 받았거나 혹은 시즌 막판 집념의 야구를 보여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두 팀, 그리고 염 감독과 이 감독은 분명 다른 팀들로선 부러운 처지다. 그만큼 자신의 능력도 충분히 발휘했다. 하지만 언제든 유니폼을 벗을 생각을 해야만 했다. 그만큼 사령탑이란 자리는 불안하고도 외로운 곳이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