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선택은 왜 김기태였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어려운 팀 상황에서 최선의 안정적인 선택을 한 결과다. 여러 정황을 봤을 때 김기태 감독 이상의 적임자를 찾기 어려웠다.
KIA가 꼬이기 시작한 것은 선동열 감독과의 재계약 이후부터다. KIA는 선 감독이 팀을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지 못했지만, 팀 리빌딩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해 2년 재계약을 했다. 하지만 팬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6일 만에 선 감독이 자진 사퇴를 선택하며 혼란에 빠졌다.
KIA는 당장 29일부터 일본 휴가로 마무리 훈련을 떠나야 한다. 당장 감독이 이 훈련을 첫째날부터 따라가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감독이 정해졌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훈련 분위기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 감독 선임을 마쳐야 했다.
이런 급박한 순간에 차분하게 여러 감독 후보군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당장, 현장에 투입해도 무리가 없을 후보로 간추려야 했다. 김 감독을 비롯해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 김성한 전 한화 수석코치, 이강철 넥센 수석코치, 이건열 동국대 감독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이 중 누가봐도 현장 감각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인물은 김 감독 뿐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4월 말 LG 감독직을 내려놓기 전까지 1군에서 감독으로 팀을 이끌었다.
팀 체질 개선에도 김 감독이 적임자였다. 김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 전체를 휘어잡는 스타일. KIA는 지난 몇년 간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팀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며 고비를 넘지 못했다. 툭하면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나오며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선수들이 조금만 성적이 떨어지면 경기를 포기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김 감독은 이름값, 몸값 등으로 선수를 기용하거나 판단하지 않는 스타일. 개인이 아닌 팀을 강조하는 스타일로 현재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는 KIA를 휘어잡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KIA는 팀을 오래 이끌어온 선수들이 은퇴를 선언했거나, 은퇴 기로에 있고 주축 선수들의 군입대가 예정돼있다. 한마디로 내년 시즌 전력적 측면에서는 다른 팀이 매우 뒤질 수 있다. 구단은 일찌감치 리빌딩을 천명했고,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뚝심을 발휘할 지도자가 필요했다. 김 감독은 LG 부임 첫 해 박현준, 김성현 파문이 일어났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팀을 지휘했다. 물론, 김 감독이 LG 자진 사퇴 과정에서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무책임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KIA로서는 당시 이미지를 상쇄시킬 수 있는 김 감독의 지도력에 더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역 연고 출신 스타인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다. 김 감독은 쌍방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지만 야구 명문 광주일고 출신. 쌍방울 시절에도 광주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동안 지역 색깔을 잘 유지해온 KIA 스타일상 다른 감독 후보군 보다는 김 감독에게 더 큰 매력을 느꼈을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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