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총 10번의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모두 선취점을 낸 팀이 승리를 가져갔다. 처음엔 신기하게 여겨졌지만 이젠 믿음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10번 중 세번은 선취점을 낸 팀이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했지만 끝내 승리한 경우이고, 나머지 7번은 선취점이 결승점으로 굳어진 경우다.
사실 올시즌은 극심한 타고투저로 인해 경기의 향방이 한번의 찬스에서 바뀌는 일이 많았다. 5∼6점 이상 앞서도 역전당할 것 같은 불안감이 있었고, 4∼5점을 지고 있어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정작 포스트시즌에서는 의외로 승부가 뒤바뀌는 일이 거의 벌어지지 않고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선취점을 낸 팀이 승리를 많이 하는 이유에 대해 "선취점을 내는 팀은 아무래도 필승조가 투입이 된다.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 승리공식이 대입된다"라면서 "지고 있을 땐 아무래도 필승조 투입이 쉽지 않다. 필승조와 추격조의 실력차가 있다보니 추격조를 냈다가 점수차가 더 벌어지기도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포스트시즌에 올라온 팀은 아무래도 선발과 불펜진이 모두 좋다. 마운드가 확실하니 지키는 힘이 있다"고 했다.
류 감독은 5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 앞서 포스트시즌에서 선취점을 낸 팀이 모두 이겼다는 말에 "다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며 언젠가는 '선취점=승리'의 공식이 깨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삼성은 2차전서 1회말 채태인의 2루타로 선취점을 뽑으며 앞서갔고 이어 나바로와 이승엽의 2점포 두방으로 확실히 승기를 잡아 7대1의 여유있는 승리를 거뒀다. 삼성마저 선취점 승리 100%의 공식을 잇고 있는 것.
이런 데이터가 계속 쌓이면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선취점을 낸 팀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높아지고 선취점을 내준 팀은 역전할 수 있다고 외치다가도 한켠엔 패배의 불안감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경기력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삼성과 넥센이 나머지 3승을 챙겨 우승을 할 때까지 선취점 승리 공식이 계속 이어질까. 어느 팀이 선취점을 내주고도 승리를 하는 예외를 만들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라이온즈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5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렸다. 넥센을 상대로 7대1 승리를 확정지은 삼성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