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이 공격적인 투구 강조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5-03-19 10:15


KIA 김기태 감독. 포항=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문경찬이 빠른 템포로 적극적인 투구를 하는 게 보기 좋았다. (팀 전체의)볼넷이 이전 경기보다 많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3월 12일 넥센 히어로즈전)

"임준혁이 비록 안타는 많이 허용했지만, 공격적인 투구가 보기 좋았다."(3월 17일 SK 와이번스전)

최근 두 경기가 끝난 뒤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전한 말이다. 두 경기 모두 투수의 투구 내용을 언급했는데, 김 감독의 메시지를 요약하자면 '볼넷을 주지 말고 공격적으로 던져라'가 될 것 같다. 이대진 투수코치는 "승부를 회피하면 상황은 더 어려워 진다. 맞을 수도 있지만 자신있게 던지면 그래도 투수에게 유리한 게 야구다"며 공격적인 투구를 강조한다.

12일 히어로즈전에 선발로 나선 문경찬은 볼넷없이 4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를 했는데, 5회 부터 등판한 투수들이 볼넷 6개를 내줬다. 17일 선발 임준혁은 와이번스 강타선을 맞아 5이닝 동안 8안타를 내주고 2실점했으나 볼넷이 없었다. 투구수 69개로 5이닝을 소화했다. 두 선수 모두 볼넷없이 비교적 빠르게 경기를 끌어갔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경기 스피드업 문제가 핫이슈가 됐다. 타자가 불필요하게 타석을 벗어났을 때 제재를 놓고 설전이 오갔다. 대체적으로 현장에서는 벌금 20만원 부과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이들은 충분한 계도, 인식 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한다.

반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규정이 뒷받침돼야 확실하게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본다. 야구인 모두가 경기를 더 재미있게 가져가기 위해 빠른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각론에서 의견이 갈린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선수, 코칭스태프의 의식 변화다. 야구 고유의 것을 지키면서도 더 나은 변화를 모색해야할 것 같다. 이런 면에서 KIA 타이거즈 코칭스태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기태 감독은 "볼카운트 2B0S,혹은 3B1S가 됐다는 건 투수가 타자에게 밀렸다는 걸 뜻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안타를 맞을 확률이 높다. 불필요한 볼을 던질 게 아니라, 빠르게 승부를 가져가는 게 투수에게 유리하다. 맞혀 잡는다는 생각으로 던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불필요한 유인구보다 적극적으로 타자와 승부를 하라는 주문이다. 경기 상황에 따라 볼넷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볼넷은 결국 회피하고자하는 자신감 부족의 결과물이다.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11일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KBO리그 시범경기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임준혁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포항=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3.11
김기태 감독은 "투수들에게 '퍼펙트 게임, 노히터 게임, 혹은 완봉승을 몇번이나 해봤느냐'고 묻는다. 어차피 점수를 안 주기는 어렵다. 3점 정도는 준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라고 강조한다"고 했다.

볼을 줄이면서 빠르게 승부를 가져가면 공의 여유가 생긴다. 타자 1명당 투구수 1개를 줄인다면, 5이닝 기준으로 20개 안팎이 되는데, 이 정도면 1이닝을 더 던질 수가 있다.

투수가 적극적으로 나오면 타자도 이에 반응을 할 수밖에 없다. 다소 이상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투타 모두 공격적으로 임한다면, 승부가 더 치열하고 흥미진진해질 것 같다. 경기 시간 단축은 덤이다.

이대진 코치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1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실내 훈련장에서 만난 이대진 코치는 경기 상황별 변수가 있다는 걸 전재하며서 "투수가 자신감을 갖고 씩씩하게 공격적으로 나가면 타자를 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맞을 때 맞더라도 타자에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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