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속전속결로 전력 보강에 나섰다. 넥센 히어로즈와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화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우완투수 양 훈(29)과 넥센 포수 허도환(31), 우익수 이성열(31)의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정규시즌 개막 후 첫 번째 트레이드다.
한화 이글스가 8일 1대2 트레이드로 넥센 히어로즈에 내준 우완투수 양 훈은 김성근 감독이 스프링캠프에서 공들여 성장시킨 투수다. 좋은 신체조건에 빠른 공을 지닌 양 훈을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활용 가능하다고 봤다. 사진은 지난 2월17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훈련 때 김 감독이 양 훈을 1대1로 지도하는 모습. 오키나와(일본)=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2.17.
이번 트레이드는 한화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넥센 역시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실리를 챙긴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한화는 포수와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 및 대타요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팀에 가장 부족한 부분이었다. 시범경기 기간에 주전 포수인 조인성이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으로 이탈하게 되면서 한화는 정범모-지성준으로 정규시즌을 치르고 있었다.
두 선수 모두 가능성은 풍부하지만 경험이 부족하다. 고비 때 불안요소가 자주 노출됐다. 김성근 감독(73)은 "그래도 잘 해주고 있는 편"이라며 정범모와 지성준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지만, 객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넥센 히어로즈가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스프링캠프 전지훈련을 펼쳤다. 넥센은 염경엽 감독을 포함하여 총 68명으로 선수단 및 프런트는 2월 18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에서 1차 훈련을 실시한다. 허도환이 캐치볼로 몸을 풀고 있다. 서프라이즈(미국 애리조나)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1.27
허도환은 이런 아쉬움을 채워줄 수 있는 포수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90경기 이상 소화해오며 팀의 주전급 포수로 활약해왔다. 공격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수비력에서는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장 주전 포수를 맡을 정도는 아니지만, 정범모-지성준과 함께 조인성이 돌아오기 전까지 안방을 지켜줄 수 있다.
넥센 히어로즈가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스프링캠프 전지훈련을 펼쳤다. 넥센은 염경엽 감독을 포함하여 총 68명으로 선수단 및 프런트는 2월 18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에서 1차 훈련을 실시한다. 본격적인 훈련을 앞두고 이성열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다. 서프라이즈(미국 애리조나)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1.26
이성열의 합류 또한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성열은 장타력에서는 이미 충분히 검증된 선수다. 2010년 두산 시절 24홈런-86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기록을 세웠는데, 최근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으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였다. 하지만 워낙 거포들이 즐비한 넥센에서는 주로 대타로 나서는 바람에 기량을 마음껏 뿜어낼 수 없었다. 한화에서는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김 감독은 최근 "아직 부상에서 돌아오지 않은 선수들이 많아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기 어렵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엔트리에 대타 요원들이 많이 있다면 좀 더 다양한 수를 동원할 수 있지만, 그게 여의치 않았다. 최진행을 대타로 투입하고 나면 나중 상황을 대비하기 어렵다거나, 김태균을 경기 후반 대주자로 바꿨을 때 이후에 나오는 찬스에 쓸 카드가 없었다. 그러나 이성열이 합류하면 이런 상황에서 충분히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한편, 넥센 역시 양 훈을 얻은 것은 상당한 이득이다. 현재 넥센은 투수진, 특히 선발진이 약해서 막강한 공격력에도 불구하고 초반 성적이 부진하다. 양 훈은 김 감독이 마무리캠프부터 공들여 키워낸 투수다. 불펜은 물론, 선발로까지 활용할 수 있다. 당장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허도환이나 이성열을 보내고,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양 훈을 데려온 것은 넥센 입장에서도 현명한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