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포수 김태군, 그가 아파도 빨리 일어나는 이유

기사입력 2015-05-21 11:38


"포수는 희생하는 직업이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포수 출신이다. 포수 출신 사령탑들이 그러하듯, 그 역시 유독 포수 포지션에 애정이 많다. 그런 그가 파울 타구를 맞은 포수에게 가는 트레이너를 만류했다. 무슨 일일까.

NC의 주전포수는 김태군이다. 올 시즌 유일하게 전 경기 출장을 하고 있는 포수다. 20일까지 팀이 치른 40경기에 모두 주전포수로 선발출전했다. NC에서 3년째 시즌을 맞이하는 그는 든든한 '안방마님'이 됐다.


NC 다이노스의 주전 포수 김태군.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0.25/
김 감독은 올 시즌 김태군을 보다 강하게 키우려 하고 있다. 이미 여느 팀 부럽지 않은 안방마님을 보유하고 있지만, 김 감독은 더욱 채찍질을 가하고 있다. 그는 "포수는 제일 힘든 포지션이다. 하지만 한 시즌을 풀로 뛰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10년간 전경기에 나선 포수는 2명뿐이다. 2006년 강민호(롯데 자이언츠)와 2010년 조인성(당시 LG 트윈스)이 전경기에 출전했다. 올 시즌 김태군이 이 뒤를 이을 가능성은 높다. 주전과 백업의 차이가 큰 NC로서는 김태군의 활용폭이 넓을 수밖에 없다.

김경문 감독은 최근 김태군이 파울 타구를 맞고 괴로워할 때, 트레이너들을 섣불리 내보내지 않는다. 김태군에게도 따로 당부를 했다.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상태를 살펴야 하지만, 오히려 정반대의 행보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태군이한테도 얘기를 한 부분이다. 트레이너들한테도 단순 타박이면 나가지 말라고 한다. 빨리 일어나서 공을 받아야 한다"며 "파울 타구에 맞았을 때 시간을 끌어도 될 때가 있는 반면, 안 될 때가 있다"고 했다.


18일 잠실구장에서 2015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과 NC의 경기가 열렸다. NC는 전날 경기에서 5대4로 승리했다. 경기 전 NC 김경문 감독이 덕아웃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3.18
그는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전의 예를 들었다. 대학 선수로 결승전 깜짝 선발로 발탁된 궈진린은 당시 2,3,4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마치는 등 4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를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5회를 넘기지 못하고 4⅔이닝 2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 감독은 당시 궈진린이 흔들린 이유를 파울 타구에 맞은 포수가 시간을 끌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험이 부족하지만, 잘 던지던 투수의 리듬이 순간적으로 깨졌고 5회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2실점하는 빌미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김태군에게도 같은 이유로 '인내'를 주문했다. 김 감독은 "포수는 맞는 직업이다. 파울 타구를 온몸에 맞아 피멍이 든다. 하지만 그게 포수다. 희생하는 직업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에 맞으면 아픈 건 당연하다. 태군이도 섭섭할 것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투수의 리듬이 끊어지면 안된다. 투수가 승리해서 경기를 빛을 낼 수 있게 하는 게 포수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야속해 보일 수도 있지만, 김 감독은 누구보다 김태군을 아끼고 있다. 김태군 역시 희생의 가치를 아는 선수다. 김 감독의 애정 어린 조련 속에 김태군이 최고의 포수로 성장할 수 있을까.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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