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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프로야구 두산과 SK의 주중 3연전 첫 경기가 23일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 졌다. 두산 4번타자 로메로가 3회 선두타자로 나와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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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훈련에 데려가면 좋겠는데."
24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둔 잠실구장 1루쪽 두산 베어스 덕아웃. 두산 김태형 감독이 시종 밝은 표정을 유지하며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무엇 때문일까. 두산은 전날 SK를 10대1로 대파하며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 라이온즈, NC 다이노스와 선두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지만, 두산의 기세는 전혀 밀리지 않는다. 최근 투타 전력이 한층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마운드에서는 니퍼트가 빠져 있지만 유희관과 장원준이 이끄는 선발진이 탄탄하다. 타선에서는 새 외국인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의 활약이 눈부시다. 로메로는 이날 SK전까지 15경기에서 타율 2할2푼7리, 4홈런, 14타점을 올렸다. 새로운 야구에 적응하느라 삼진이 잦고 타율은 낮지만, 중심타자로서 폭발력이 예사롭지 않다. 김 감독은 로메로가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감독은 "로메로가 타석에 들어서면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잘해줄 것 같다"면서 "성격이 참 점잖다. 그래서 그런지 과도하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정도다. 얼굴에 표시가 안난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어 옆에 있던 구단 관계자에게 "로메로한테 무슨 불만이나 필요한 것이 있는지 물어보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김 감독 입장에서는 '복덩이'가 들어온 듯한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에 뽑은 외국인 타자 잭 루츠가 너무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루츠는 지난달 4일 퇴출될 때까지 8경기에서 타율 1할1푼1리(27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조금의 기대도 걸어볼 수 없는 기량에 허리부상까지 안고 있었다. 그에 비하면 로메로는 모든 면에서 한 수 위의 타자다. 건강한 몸에 팀에 녹아들려는 자세까지 팀관계자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김 감독은 "올해 잘 해서 마무리 훈련까지 데려가고 싶다"고 했다. 감독으로서 최고의 칭찬을 늘어놓은 셈이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로메로는 1986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30세이다. 타자로서 한창 전성기를 누릴 나이다. 아직 나이에 여유가 있는 만큼 김 감독은 향후 몇 년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눈치다. 타격 실력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지금 타율이 낮아도 적응하면 더 좋아질 것 같다. 타격 자세가 워낙 좋아서 못칠거라는 느낌은 별로 안든다"면서 "공을 놓고 때리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로메로는 전날(23일) SK전에서 3회말 상대 선발 켈리의 145㎞짜리 약간 높은 직구를 받아쳐 잠실구장 좌측 외야석 중단에 떨어지는 대형홈런을 터뜨렸다. 김 감독이 로메로에게 기대를 거는 장면 중 하나였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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